200으로 끊은 돌잔치, 프렌즈처럼 집에서

마카롱, 안개꽃, 판사봉과 빵이해 1년

by 하이라이라카페

돌잔치 초대장을 보냈다.



빵이가 뱃속에 있을 땐 이렇게 많은 도움이 필요할 줄 몰랐는데.

그 자리를 의사와 간호사가 채워주셨더라구요.

어떤 대표가 졸업식 연설에서 “여러분이 큰 데에는 조부모, 부모의 큰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걸 잊지 마세요.”라고 말했다던데, 정말 그렇더군요

다들 연이의 안부를 물어봐주고,

육아하는데 시간을 내서 저희 부부에게 숨 틀 시간을 주신 조부모님

엄빠보다 더 육아템에 빠삭하여 선물을 골라준 형아와 예원 씨

뭣보다, 아직 응급실 한 번 안 가고

엄마 발가락과 이빨을 만지작거리는 연이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연이의 돌잔치를 준비했습니다.



백수 시절, 자정이 넘어 빵이 돌잔치나 준비할까 하며 노션을 켜고 돌잔치 초대장을 만들었다.


ㅡ 초대장도 만들었어?

큰오빠, 형아는 초대장 링크를 곧 보낸다는 말에 놀라 했었다. 호텔에서 큰돈 들이고 안 하는 만큼, 더 정성 들여 돌잔치를 치러주고 싶었다.


프렌즈를 올해 초부터 보고 있었다. 20대의 열정, 사랑, 좌절, 실망, 그래도 매년 6명의 생일잔치를 모니카 집에서 치러주는 게 좋아 보였다. 생각날 때마다 다이소에서 가랜드를 샀다. 좋아 보이는 마카롱집과 떡집을 눈여겨봤다. 처음부터 호텔에서 돌잔치를 하고 싶진 않았다. 일이 커지니까. 다만 다온재라는 사진관은 임신했을 때부터 알았는데 눈이 너무 가서 계속 찍을까 말까 하다가 결혼식을 안 올린 나로서는 한복에 미련이 남아 뒤늦게 예약했다. 한복선이 곱게 남아 좋았다.


돌잡이.

결과가 아닌, 선택하는 과정이 더 아이 기질을 반영하는 것 같아요

빵이는 오버더프레임에서는 화살, 다온재에서는 주판, 집에서는 한참을 망설이다 할머니가 아닌 남편이 돌잡이 상을 잡고 있을 때 겨우겨우 판사봉을 잡았다. 주판이 의외였는데, 왜냐면 츄파춥스 막대기같은 것이 빵이의 최애 장난감이기 때문이다. 주판 친구도 재밌게 생겨서 잡았나 보다.


ㅡ S, 너는 뭐 잡았었어?

ㅡ 난 다 쓸어 담았데.


돌잡이가 무색하게 서른다섯이 된 친구들은 대부분 돌에 뭐 잡았는지 기억을 못 한다. 엄마와 사이가 좋아 보이는 S는 유일하게 자신이 뭘 잡았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 쓸어 담았다고. 내 아이는 한 개를 잡을 때까지 엄청 심사숙고했다. 역시 에스 그 친구는 무덤덤하게 헤쳐나가는 걸 보면 이미 세상일에 어렸을 때부터 거리낌이 없던 것일까.

돌잡이를 통해 난 빵이가 조심성 있는 사람으로 자라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 스냅사진 작가

남편이 하기로 했는데... 결국 형아가 자처해서 찍은 게 다였다.

당근에서 구해보았으나, 남편은 이미 아기까지 해서 9명이니 집 안이 번잡스러울 거라고, 남편은 자기가 찍겠다고 했다. 당일이 된 그, 이미 샐러드 하느라 정신을 다 써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지도 않았다. 동네 친구한테 부탁할까 하다가, 그 친구 부부도 바쁠 땐 바쁜 커플이라 물어보질 않았는데, 알고 보니 자기들 아무것도 안 했다고. 다음엔 비싼 스테키를 사주고 꼭 섭외를 해봐야겠다. 둘째 낳으면 물어나 보는 걸로.



ㅡ 외할머니를 엄청 좋아하더라. (할머니)

ㅡ 아니 나도 옥정을 어제 가고 오늘 또 갈 줄은 몰랐어. (남편. 나 혼자 기획하는 거라 시행착오가 있었다.)


아쉬운 점은 젊은이들은 다 바닥에서, 족발, 보쌈, 회를 차리고 먹었다. 대딩때 다목적실에서 다 같이 족발을 피고 먹었던 기억 때문. 30대가 되니 아 찐 바닥은 안 되겠구나 싶었다. 다 치우고 나서 번뜩, 아니 빵이 놀이 테이블을 다 치우고 우리 책상 의자를 다 갖고 와서 우리도 탁자에서 먹을 수 있었는데! 더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안타까웠다. 둘째가 있다면 그렇게 할 테지만, 사실 둘째 때는 제대로 친지들을 다 모시고 그냥 식당에서 할까도 싶긴 하다.


땡스투

빵이 스폰서. 크는데 도움 주신 분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어 주시는 키움어린이집 쌤들과 칭구덜

백신 맞는 단골 병원 헬리오아이언시티

송파구청. 나라 조리원

우리의 숨통을 트여준 롯데마트와 코스트코, 쿠팡

일용할 양식을 주는 일터

장난감도서관과 각종 아동서적,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송파구 대한민국

아낌없이 나눔해주고 육아 비용을 절감해 준 당근앱 별 다섯 개

연이 육아템을 아낌없이 나눠준 더머

좋은 분유를 준 바스러진 롯데헬스케어...


촌스럽지 않게 네츄럴 리본으로 감아준, 연이 돌을 친필로 써주신 베누 꽃집. 베누플라워에서 내추럴하게 캘리그라피까지 해줘서 친구가 자기 생일처럼 감동받았다는 안개꽃


모유수유 스승님. 안는 법 가르쳐준 고마운 산후조리원


어린이날에 조르지 않는 자녀분들과 그 자녀분들의 어머니이자 산모들의 은인, 송파고은빛산부인과


엘베 광고로 알았던 이곳. 남편이 먹어도 유일하게 속이 편했던 마카롱집, 달콤더하기


2층 케이크 로망과 신비한 첫 떡 케이크를 동시에 경험하게 해준 떡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