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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모두의창업’ 정책을 발표했다. 전국에서 5000명의 창업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가를 발굴하여 4단계로 나눠 오디션 방식으로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두고 “무책임하게 청년을 사지로 내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정책의 취지와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함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지.
우선 전제부터 보자. 청년들은 판단 능력이 없는 존재가 아니다. 단지 200만 원의 지원금 때문에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길을 무작정 선택할 만큼 가볍지 않다. 만약 해당 프로그램이 정말 ‘사지’에 해당한다면, 참여 자체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모두의창업’의 목적은 사업자등록 수를 늘리거나 청년들에게 창업을 강요하는 데 있지 않다. 핵심은 취업 외에도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한 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100만 원의 매출을 만들기까지 어떤 과정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상대적으로 낮은 리스크 안에서 체감해본 뒤, 이후의 진로를 스스로 판단하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이 정책은 지역 청년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수도권에 비해 일자리 선택지가 제한적인 지역 청년들은 취업과 진로 결정 과정에서 구조적인 제약을 안고 있다. 양질의 기업, 다양한 직무 경험, 창업 관련 네트워크 역시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에서, 지역 청년이 시장 경험을 쌓아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모두의창업’은 지역에 머물러 있는 청년들에게도 실제 시장을 경험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물론 ‘모두의창업’이 전혀 새로운 정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창업은 역대 모든 정부에서 중요한 정책 과제였고, 방식은 달랐지만 지속적으로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져 왔다.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청년창업사관학교나 TIPS와 같은 국가를 대표하는 창업 지원 사업 역시 탄생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모두의창업’도 기존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 프로그램을 통해 5,000명의 청년이 실제 시장 경험을 얻고, 자신에게 맞는 가능성과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면, 이는 충분히 공공정책으로서 시도해볼 가치가 있다.
‘모두의창업’이 성공한 정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한 참여 인원이나 단기 성과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강원형 모두의 창업“으로 확장할 것을 제안한다.
사업이 끝난 후에도 청년의 경험이 단절되지 않도록 후속 지원과 연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의 실정에 맞는 멘토링, 네트워크, 소규모 실험이 가능한 환경으로 확장해 나간다면, ‘모두의창업’은 우리 지역의 건강한 창업 문화와 생태계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2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