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 독거남 집청소 대행 썰

2022. 12.

by 알록

오십대 중후반 독거남의 집은 어지럽다.

집마저 좁은 것이 싫어 비교적 넉넉한 공간이다보니

하루는 여기서 또 하루는 저기서 널부러진다.

그래봐야 스물여섯평이지만.


그랬다. 소싯적엔 나름 깔끔한 남자였는데

일주일에 한번 청소기 돌리고 이불 먼지 터는 것 외에는

청소에 관심이 없었더랬다.


초겨울 아침햇살이 집 안쪽까지 들어오던 어느 날

내게 보인 것은 바닥에 쌓인 무수한 먼지와 정체모를 이물질들이었다.

기겁을 하고 물티슈로 닦아봤지만 이건 닦아도 끝이 없네.


예전 같으면 그 돈 있으면 술 사먹지 했을텐데

숨고에서 집 청소 대행을 검색하고, 당근에서 청소 견적을 받고 있으니

변해도 많이 변했다.


서론이 길었다.

드디어 오늘이 청소 첫날이었는데 결국은 하지 못했다.

비용에 대한 이견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혼자 사는 집에 모르는 사람을 들이는 것이

아직은 자신이 없었다가 더 큰 이유가 되겠다.


오늘의 깨달음

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 이 정도인데

한 가족이 만드는 것들이 오죽할까.

깔끔하고 깨끗한 어떤 집은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고

누군가 매일 매일 쓸고 닦는 이가 있어 가능한 것이었다.


아무튼

스물여섯평에 사는 오십대 중후반 독거남은 오늘,

마트에 들러 강력한 세제를 살 생각이다.


(202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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