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교토소녀

내가 교토에 가게 된 이유

세 번의 시련, 때로는 운명이 선택해주기도 한다.

by Hima

2013년도 나는 마지막 학년을 앞두고 있었다.

졸업을 앞두고도 딱히 뚜렷한 목표나 취업 활동에 아무런 생각이 없던 내게 같은 과 친구가 함께 교환학생을 준비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했다.

나에게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었다.


그런데 면접 당일, 친구는 학점이 모자라 면접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홀로 면접에 들어가게 되었다.

당시 면접관이셨던 국제교류팀 선생님의 엄청난 압박면접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가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철없이 덤볐던 나는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다음에 더 잘 준비해오겠습니다." 그 한마디를 하고 낙담하며 나왔다.

그런데 이게 왠 걸 후에 나는 교토여자대학교로 교환학생을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당시 나는 도쿄 여자대학교를 1 지망으로 선택했고 2 지망부터는 무엇을 썼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한 채 대충 휘갈겨 썼던 것이었다.

그러니 도쿄 여대가 아닌 교토 여대는 내게 너무나 당황스러운 합격 통보였으며, 이제 막 자매결연이 된 학교라 아무런 정보도 지식도 없이 오로지 나 혼자만 교토 여대로 보내지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선발대가 이런 마음인가.. 혼자 고학년인 탓이었던 걸까 이런저런 고민으로 나는 유학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 면접에는 오지 못했지만 함께 유학을 준비했던 친구가 해준 말이 있다.

"만약 도쿄가 안된다면 다른 도시는 모르겠지만 교토라면 나는 갈 거야. 왜냐면 일본의 옛 수도이기도 하고 역사와 전통이 남아있어서 도쿄랑 또 다른 매력이 있을 거 같거든."

그 소리를 듣고 크게 깨달은 바, 나는 혼자면 어떠리 유학을 가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

게다가 흔한 경험이 아닐 테니 더더욱 설레게 되었다.


그러나 이윽고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세 번째 시련이 찾아왔다.

기숙사에 살 것 인가 홀로 밖에서 자취를 하며 살 것인가에 대한 시련이었다.

교토 여자 대학교는 불교 학교였다. 일본 내 2번째로 엄격하다는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기숙사.

기숙사는 기본 2~3인실이었으며 공동 생활이 원칙이며 아침 기상, 목욕, 통금, 예불, 소등 시간 등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내게는 충격적인 환경이었다.

당연히 자취를 원했던 나와 경제적 이유로 기숙사에 들어가라는 아버지의 갈등으로 이어졌다.

이런 나를 보고 오랫동안 나와 시간을 함께했던 친구가 뼈아픈 소리를 해줬다.

"너는 평소에 독립심이 강한 아이야. 외로움도 안 타지. 그래서 나는 네가 자취를 해도 혼자 잘 살 것 같아.

그런데 그게 문제야. 일본에서 혼자 그렇게 1년 동안 독립적으로 살 거야? 거기까지 가서 일본 친구들과 억지로라도 부대낄 수 있는 환경에서 어울리며 살아보는 게 더 좋을 거 같은데."

머리를 세게 맞은듯한 느낌이었다.

맞다. 나라면 분명 혼자만의 자취를 잘 해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독립적이고 자기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성격이 일본인들의 성격과 맞닿는다면 그들과의 교집합은 절대 없으리라. 그래서 나는 기숙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이러한 선택은 유학이 끝나고도 가장 베스트였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렇게 2013.03.30 나는 일본 교토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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