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극초반의 마음이 크지 않았을 때가 아닌, 100일부터 거의 2주년까지는 정말 정말 나는 남자 친구에 빠져있었다. 단연 남자 친구만 1순위 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100일 이후부터 1주년까지는 친구나 가족과의 약속 이상으로 남자 친구를 보는 게 제일 소중했고 제일 많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모두들 그 시기는 극히 짧으니까 이해해주도록 하자...)
지금은 남들이 오래 만났네! 할 정도로 시간이 지난 4년 차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이 안정기인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여전히 자주 투닥투닥 싸우고 삐진다 ㅋㅋㅋ
지금 남자 친구가 1순위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그래서 남자 친구가 저 아래로 밀렸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나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구직활동이고 시험이나 일이 바쁘면 몇 주씩 못 보기도 한다.
가끔 친구들과 선약에 남자 친구를 그 이후에 만나기도 하고, 친구랑 둘만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남자 친구도 다른 중요한 것들이 많다.
연애 초반에 내가 남자 친구가 1순위일 때 남자 친구에게는 다른 소중한 게 너무 많아서 매우 서운했던 기억이 있다. 그는 회사 업무로 바빴고, 자기 친구들이 소중했고 친구들과의 약속과 여행이 중요했다.
지금 나처럼 ㅋㅋㅋㅋㅋ
한참이 지나서야 나는 이게 균형이구나 알게 되었다.
처음부터 잔잔하게 좋아하던 남자 친구는 그렇다고 해서 나를 저 아래 순위로 두지 않고 늘 균형을 지키면서도 나를 중요하게 생각해줬다.
취업활동을 하면서 여전히 자주 못 보는 게 서운하고 슬프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보다 연상이라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 남자 친구에게 가장 중요한 사항은 제일 먼저 상담하고
또 나를 옆에서 항상 응원해주고 항상 지지해줘서 견딜 수 있었다.
그래서 취준 할 때 남자 친구의 존재가 매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남자 친구가 일이 바쁠 때 징징거리며 나를 방치하지 말고 봐 달라 하는 스타일인데
남자 친구는 나에게 더 중요한 것들을 먼저 하도록 격려하는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그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다.
나랑 다른 중요한 것들이 꼭 대립을 해야만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것을 배웠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모든 게 안서운 해지는 건 아니다.)
남자 친구를 만날 때는 늘 1순위이고,
내가 다른 중요한 것을 할 때는 그것들이 더 우선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게 이 사람은 기다려주고 나를 지지해준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