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천국 커플지옥! 도 아니고
커플천국 솔로지옥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건 개개인 가치관의 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상대적으로 솔로인 친구들이 돈은 더 많이 모으는 거 같다.
연애는 돈이 든다.
가끔은 상대가 줘서 나도 줘야 하는 핑퐁도 있고
단지 무조건 퍼주고 싶어서 줄 때도 있고
예기치 못한 기념일이나 여행이 생기기도 한다.
연애는 시간도 든다.
주말엔 좀 쉬고 싶다 할지라도 주 1회는 봐야 하고
또 기다리는 시간도 필요하고, 연락도 해야 한다.
확실한 건 연애는 돈과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어떤 사람은 연애를 안 하면 그런 것들을 나를 위해 쓸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확실히 연애 안 하면 내 옷 사고, 나 맛있는 거 먹고, 친구랑 노는 시간도 많고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그리고 연애는 항상 순탄하기만 한 게 아니다 보니 가끔은 감정 소모를 하기도 하고
연애를 하지 않았다면 느끼지 않았을 화남과, 슬픔과, 서운함 등등 부정적인 감정들도 몰려온다.
나의 경우,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으로 말하자면
'나를 갉아먹는 연애가 아니면 연애는 하는 게 더 좋다'라는 결론이다.
나를 갉아먹는 연애라 함은
누가 봐도 쓰레기인 가치관 이상한 사람
내가 만나면서 성격이 점점 괴랄해져 간다는 것을 느끼는 연애이다.
연애의 전/후로 비교했을 때
전이 더 그립다면 그건 아마도 내가 잘못된 연애를 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연애는 결혼 전에 많이 해보는 게 좋다는데...
물론 데어보고 정신 차리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나는 그럴 바엔 차라리 혼자인 게 백배 나았다.
그 외의 연애는 하는 게 더 좋았다.
가장 큰 이유는 누군가 나를 사랑해준다.라는 생각만으로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이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이전까지는 자기혐오에 빠지면 밑도 끝도 없이 가라앉았지만
누군가 나를 사랑해준다는 생각을 하면 적당히 가라앉다가 자연스럽게 올라올 수 있었다.
그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른다.
다른 이유는 세계의 확장
나는 내가 모르는 것, 안 해본 것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은 있는데 겁이 많아서 누가 이끌어주거나 계기가 확실하지 않다면 좀처럼 시도하지는 못하는 엉덩이가 무거운 스타일이다.
그래서 나와 전혀 다른 삶을 산 다른 사람을 만나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그의 직업에 대해 듣게 되고 몰랐던 영역을 알게 되고
취미와 경험과 취향을 공유하면서 내가 여태까지 만나지 못했던 것들을 하면서
그 사람을 핑계로 나도 시도하게 되면서 나의 세계가 확장되는 것을 체험한다.
그건 그 사람이 떠나도 취향이 되어 남기도 한다.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는 것, 안 해본 것들을 경험해보는 것이 나에게는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누군가의 세계를 내가 넓혀주고 다른 사람의 기억에 스며든다는 느낌이 좋았다.
가령 내 남자 친구는 나를 만나기 전까지 '무민'이 뭔지 몰랐다고 한다.
(무민은 내가 좋아하는 핀란드 애니메이션의 하얗고 하마같이 생긴 캐릭터이다.)
그래서 남자 친구는 나를 통해 무민을 알게 되고 내가 옆에 없이 혼자 있을 때 무민을 봐도 나를 연상하게 되었다.
나는 이런 점이 연애의 멋진 점이라고 생각한다.
영향력 없는 내가 누군가의 인생에서 무민 하나라도 남긴다면 그건 참 의미있지 않은가!
나의 연애의 기준점은 어떠한 경우에도 나를 잃지 말 것
내가 나를 먼저 사랑하고 나를 소중히 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라는 점
나는 너무 사랑이 고파. 주는 사랑은 하기 싫어! 사랑받고만 싶어!
이런 마음인 사람을 사랑해주는 사람은 없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나조차도 확신없는 나를 사랑해달라도 할 수가 없었다.
또한 아무리 상대가 보살이라 할지라도 나도 마음을 줘야만 인간관계는 이루어진다는 것을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