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면접

여성 구직자라면 겪어볼 첫번째 난관

by Hima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글러먹은(?) 취준생은 아니었다.

일본에서 돌아온 후, 나는 현실의 취업난에 부딪혀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너무 막막하기도 하고 이제부터 어쩌냐 라고 바다 한가운데 던져진 기분이었다.


여튼 이력서를 썼다.

(이무렵엔 모두가 "뭐해?"라고 물어보면 "이력서 쓰지"라고 할정도로 이력서 붐 시기었다.)

남들이 쓰니까 나도썼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나도 참 한심한게

그냥 이력서를 쓰는 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세월아 네월아 작품쓰듯이 썼다.


이력서는 시간을 정해놓고 바짝 집중해서 써야했다.


새벽감성에 쓰는건 절대 노노

대낮에 맑은 정신과 이성이 가장 눈뜰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섯통 쓰면 한통은 연락이 왔는데

네통은 그냥 시간 때우기처럼 복붙복붙 의지없이 쓴거고

하나정도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면접을 본 회사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었다.(대기업까진 아닌데 업계에선 탑3)

문제는 내가 제주도에 가족 여행 가있을 때 전화가 와서

나혼자 부랴부랴 표 끊고 밤비행기로 돌아왔다.

그 때 기분은 참 허전하기도 하고 울렁거리기도 하고 이상했다.


어찌됐든 나의 첫 면접이었으니까


지금은 면접이 인생의 첫 순위 아니다.

여행 갔을 때 전화오면 날짜 조정해달라고 했을거다.


여튼 그 땐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 면접이 될줄 알았기에 두근거리며 서울로 돌아왔다.

(이게 장기 마라톤의 시작일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어쨌든 내가 생각한 이미지와 영 꽝이었다.

젊은 세대가 많을 거라 생각했던 사무실엔 나이든 아저씨(+할아버지)들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일본어로 구직자 뽑는데는 의례 그렇듯이 일본어 필기 시험을 보고 대화 면접을 본다.

난 풀 정장으로 갔는데... 대부분 풀 착장이었다.


1차 면접은 합격을 했고 다른 날에 2차 면접이 있었다.

여기서 나는 대실패하고 말았다.


어쨌든 여자 구직자라면

"남자 친구 있어요?" "결혼 언제 할거에요?" "애낳아도 일할거에요?"

에 대한 현명하면서 그럴싸한 뻥이 어우러진 답변을 준비해놔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나는 너무 당황해서 우물쭈물 하다가 대답 타이밍을 놓쳤고 핀잔을 들었다.)


뉴스에서 저출산 뉴스 가임기 여성 분포 지도 이런거 보면 혀를 찰 수 밖에 없다.

난 페미니스트도 뭣도 아니지만....

기업이 요구하는거랑 정부가 강요하는거랑은 전----혀 다르고

여자들의 육아 출산에 아주아주 관심 많다.

개인적인 이야기인데도 스스럼없이 불쑥 물어보면서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하면 된다.


직장다니는 친구들중 그 누구도 남자친구와 결혼할거에요 언젠가 애도 낳아야죠 라고 말한 애는 없었다.



여튼 2차는 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식사하며 이뤄졌는데...

그 덕에 다른 지원자들이랑 얘기할 짬이 있어서 얘기를 해봤는데 다들 나랑 비슷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서부턴 고만고만한 조건에서 이중 그냥 윗사람 맘에 드는 애들로 고르는거구나 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사실 내가 여태까지 면접 본 것만 해도 꽤 많은데....

선생님은 나보고 면접 백번 보고 그거 채워서 그걸로 글 쓰면 재밌겠다고(진심이세요?) 했는데

난 기억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두번째 면접부터는 최근 면접 빼곤 전혀 기억이 안난다;


그냥 황당한 질문 몇개만 단편적으로 기억나는데 그 얘기들은 모아서 다음에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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