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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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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Jul 24. 2024

16. 타인과 함께 사는 삶

여러 번 글을 쓰며 언급했지만, 나는 꽤나 비사회적인 성격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데 난 혼자를 더 좋아했다.

이보다 어릴 때는 더 야생동물 같아서 걱정했다.

나 나중에 취직하기 힘들겠는데...?

사회생활할 수 있을까? 나 괜찮을까?

스스로 의문을 갖고 있을 정도로 싫은 건 절대 안 하고 원리원칙 따지고 융통성 없고 흑과 백만 있는 확고한 사람이었다.


지금 내가 직장을 구해서 다니는 것도, 결혼해서 누군가와 사는 것도 대견하고 신기하다.

내가 상상한 나의 미래에 이런 건 없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평범하고 멀쩡하다(?)

그리고 남편과 결혼하며(충돌하고 있긴 하지만) 교화하고 있기도 하다.


얼마 전 퇴근하는 만원 지하철에서 앞자리가 나서 내가 앉으려 하는데 옆에서 낼름 새치기해서 앉은 여자가 있었다.

힘들 때 그런 상상은 해봤지만 실행하는 건 생각지 못한 상식밖 행동이었다. 짐도 무겁고 너무 힘들었다.

화가 나서 그 여자를 계속 노려보며 갔다.

그 사람도 당연히 시선이 따가웠겠지만 모르는 척 내릴 때까지 고개를 처박고 핸드폰을 하며 갔다.


이 일화를 남편한테 말하면서 "길 가다가 물웅덩이나 밟아라"라고 하자 남편은 "화가 났을 거 같긴 해도 마음 착하게 먹어라"라고 했다.

그래서 "왜죠? 먼저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 받기를 바라는 게 당연한데 왜 내가 착해져야 하는 거죠??"라고 되물었다.

그는 "착하게 살아야 복이 온다"라는 답변을 했다.

딱히 납득이 가는 사유는 아니라 나는 "꽤나 비과학적이네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 보고 "어쨌든 바란다니 그렇게 할게요."라고 대답했다.


그 후 타인이 나에게 상식밖 짓을 해도 착한 생각 착한 마음을 되뇌며 노력한다.

노력해 보고 느낀 점은 솔직히 나에게 피해를 주는 남을 미워하는 게 훨씬 편하다. 

미워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훨씬 힘들다.


무슨 야생동물 훈련하듯이 남편이 잘못된 나의 행동을 타이르면 들어보고 여태까지 판단한 내 기준과 다르고 불합리해도 고집을 꺾으려 한다.

그는 결국 나를 위해서 쓴소리를 하고 있고, 우리는 앞으로 같이 살아야 하며, 나도 내가 절대적으로 맞다는게 아니라는걸 알고 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세상에는 나같은 성격보다 남편같은 성격이 많은 편이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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