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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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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Jul 26. 2024

17. 궁금함은 사랑이다.

안물안궁

안 물어봤어 안 궁금해

면전에서 듣는다면 참 단호하고 잔인한 말이다.


나는 에너지가 자그마한 사람

내 관심사가 아닌 건 대체로 안 궁금하다.

그래서 나에게 말해줘도 그만, 안 해줘도 그만이다.

덕분에 입이 무겁다는 오명(?)도 얻었다.


내가 뭔가를 많이 묻는 상대는 남편이다.

오늘은 어디서 일해?

밥은 뭐 먹었어?

몇 시에 들어올 거야?

오늘 저녁 뭐 먹을까?

생각해 보니 궁금함 = 관심인데

와다다다 하나하나 궁금한 건 사랑이다.


엄마가 나에게 그렇다.

사소한 거 하나하나 참 많이 묻는다.

예전엔 귀찮았는데 결혼하고 보니

남편도 안 궁금해하는 나의 점심메뉴를 묻다니

나는 엄마 뭐 먹었나 궁금한 적이 있었나?

엄마가 주는 사랑은 참 거대하다.


언니가 조카를 낳아 키우면서

조카의 사소한 거 하나하나가 궁금했다.

그래서 만나면

뭐가 요즘 재밌어?

친구는 누구랑 친해?

생일엔 뭐 했어?

등등 조카에게도 꽤 많이 묻는다.


궁금함=관심, 관심=사랑

이렇게 보니 이제 관계가 눈에 보인다.

어머님은 늘 남편에게 질문이 많다.

어디 아프진 않니?

언제 여행 가니?

이때 만날 수 있니?


나에게 이것저것 묻는 친구들도

예전엔 '이런 걸 왜 묻지?'

싶었는데 관심이 있어서 묻는 거구나

이제는 고마움도 느낀다.


그동안 난 누군가에게 질문하는 사람이었나?

대답은 아니오다.

근데 이젠 좀 질문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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