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으로 절반을 먹고 들어가는
어느 순간 면접은 소개팅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찾아보니 이런 생각을 하는게 나뿐만은 아닌거 같다.
첫인상으로 향후(애프터)가 결정된다는 점
2차, 3차 면접처럼 두 번,세 번 만나보고 아니다 싶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소개팅도 면접도 대화로 서로에 대해 알아보고 미묘한(?) 밀당이 오고간다는 점
신경써서 입고 소개팅을 나가서 내 소개를 한다.
정장을 차려입고 면접을 가서 자기소개를 한다.
짧은 시간동안 상대방을 판단하는 일을 한다.
나름대로 많은 면접을 보면서 느낀점은, 사람대 사람의 느낌으로 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절대적 기준이 작용하는게 아니라 면접관의 취향이 어느정도 반영된다는 점이었다.
비슷한 스펙과 조건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조금 더 면접관의 취향에 가까운 쪽이 뽑힌다.
소개팅에서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고 환경과 조건이 좋아도 뭔가 그 사람 자체에 끌림이 없다면 매력을 못느끼듯이 말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는 표정이 그리 밝지도 않고 목소리 톤도 씩씩하지 않아 첫인상에 자신이 없다.
아무리 인위적으로 교정을 해도 방심해서 원래의 목소리나 표정으로 덮어씌워져서 쉽지 않았다.
그래서 언제나 사람을 처음 만나는 자리가 제일 긴장되고 곧잘 망했다.
소개팅도, 면접도 나에게는 첫인상으로 당락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꽤나 힘든 일이었다.
(나는 면접 공포증이 너무나 심해서 스스로를 면접포비아라고 부른다.)
두 번, 세 번 보면 나름 정직하고 솔직하고 성실하고 멘탈도 멀쩡(?)하고 끈기도 있고 나도 괜찮은 사람 같은데 첫만남에서는 신뢰를 줄 수 없게 횡설수설하고 뭔가 로봇처럼 딱딱하고 어색하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없다곤 하지만 노력해봐도 여전히 나에게 첫만남이란 늘 떨리고 여유가 없다.
내가 첫만남에서 폭삭 망하는 것은 주로 두가지 패턴으로 (긴장이 너무 풀린 나머지)과도하게 솔직하거나,
반대로 너무 긴장해서 손과 발이 동시에 나갈정도로 과도하게 딱딱한 경우였다.
면접보다는 소개팅이 나의 선택의 폭이(좋다/싫다) 더 넓지만 여튼 쌍방이 서로 좋다고 하는 것은 생각해보면 참 기적같은 확률이다.
수많은 소개팅에서 서로 별로거나, 내 마음에 드는데 상대방 마음에 안들거나, 상대방 마음에 드는데 내 마음에 안들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잘 되는 경우는 결국 상대방도 내가 마음에 들고 나도 상대방이 마음에 들어야 하니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두렵고 긴장감에 지배당하며 어떻게든 잘보이려고 안쓰러울만큼 애쓰던 면접에 대한 생각도 한결 편안하게 바뀌었다.
내가 아무리 간절히 원해서 일방통행으로 내가 좋아한다고 떼를 써도 상대방의 감정을 강요할 수 없다.
내가 좋아한다고 무조건 나를 좋아해줄 수 없듯이
면접에서도 아무리 가고 싶다고 해도 내가 그 회사 면접관이 선호하는 무언가가 전혀 없다면 나를 어필할 수는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너무 내 탓하지 말자. 너무 애쓰지 말자. 여유를 갖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에서 조금 더 편한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체념하거나 포기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만약 지쳐서 이젠 포기한다고 선언하고 어떤 소개팅도 받지 않다가 뒤늦게 만날 수 있었던 내 진짜 인연을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계속된 면접 실패로 면접을 아예 포기해버리면 진짜 나와 맞는 회사를 영영 못찾게 될지도 모른다.
첫인상이 서툴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줄 누군가 이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한 명쯤은 존재할 것처럼
면접에 능숙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필요로 하고 마음에 들어해주는 회사가 수많은 기업중에 어딘가에는 있다고 믿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