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분은 행복
카카오톡 단톡방을 보면 (나를 포함) 다들 참 힘들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 요즘 너무 좋아! 행복해!"라고까지는 아니더라도 "뭐...그냥저냥 괜찮아 보통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슬플정도로 없고 앓는 소리가 넘쳐난다.
백수인 나는 백수인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고달프고 각자의 고민들이 많다.
'나만 힘든 건 아니지만 니가 더 힘든 걸 안다고 내가 안 힘든 것도 아니다'라는 유병재씨의 말처럼
어차피 자기에게는 자기 고통이 제일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이 사회에서 돈을 벌기 얼마나 싫은지, 을의 입장이 뭔지, 회사가 일을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시키는지, 돈 모으기 얼마나 힘든지, 결혼은 어떻게 할지, 애는 어떻게 키울지,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 회사 들어가고 몸이 얼마나 망가졌고 살이 얼마나 쪘는지 등등
각자 고민이라는게 끝도 없구나 라고 느껴질정도로 많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나는 오늘 행복하다.
누군가와 비교해서 '그래도 얘보단 내가 낫네' 이런 마음 없이
오로지 나에 집중해서 좋다 행복하다 라고 느끼니까 훨씬 더 행복해졌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기분을 표현하는거에 굉장히 부정적으로 변해서
기분이 안좋을 때도 담담한척 하고 기쁜일이 있어도 웃음을 감추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자랑을 하거나 뽐내는 것처럼 자신감을 잘 표현하지 않는 숨김에 익숙한 성격이었다.
그게 어른스러운거고 미덕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무표정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한 번 내 감정의 둑을 터트리고 나니까 처음엔 부끄럽기도 하면서 차츰 엄청나게 상쾌한 기분이었다.
막혔던 코가 뻥 뚫리는 맑은 기분으로 화도 내고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자랑도 하고 어쨌든 감정에 충실해지니까 좋았다.
엄마가 아프고 나니까 그래도 이것보다 더 큰 병이 아닐 때
엄마의 소중함을 알아서 이제 더 많이 도와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항상 옆에서 나를 지지하고 따뜻하게 받아들여줘서 좋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의 사람이 있어서 좋고
내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어서 좋고
쓰고 싶던 글도 부담없이 취미로 쓰면서 좋고
하고 싶던 공부가 생겨서 찾아보는 것도 좋고
창밖으로 봄공기가 찾아온 것도 좋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깨닫게 된 것도 좋고
지금은 내 삶을 훨씬 더 따뜻한 느낌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
평상시와 달라진 것도 없는 환경이지만
모든 것들이 그냥 괜찮다 좋다라는 실로 드문(?) 감정이 찾아왔다.
행복할 때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지난 날 아주 긴 시간 취준이라고 울상만 짓던 과거의 나에게 항상 나쁠 수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감정은 항상 변하지만 그런 걱정은 접어두고 지금은 그래도 지금의 행복에 충실하게 행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