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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변한 냉동새우살 먹어도 될까?

냉동실 속 하얀 새우, 상한거 아닌가요?

by 최장금

냉동실에서 꺼낸 새우를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나? 어떤 건 투명하고 탱탱해 보이는데, 어떤 건 마치 분필 가루를 뿌린 듯 하얗게 변해 있다. 뭐지? 상한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한건 아니다.


하얀 변색의 정체

냉동 새우가 희끄무레하게 보이는 건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냉동 화상(freezer burn). 냉동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표면이 마른 자국처럼 변하는 현상이다.

둘째, 단백질 변성. 해동 과정에서 단백질이 부분적으로 응고되며 투명하지 않고 하얗게 굳어 보이는 것이다.

이 둘은 건강상 큰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니다. 냄새가 심하게 비리지 않고, 손으로 만졌을 때 끈적임이 없다면 조리해서 먹을 수 있다. 다만 질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볶음이나 구이보다는 탕이나 찌개에 넣는 게 낫다.


냉동 새우가 퍽퍽한 이유

냉동 화상과 단백질 변성은 새우 고유의 매력을 빼앗아 간다. 흰 새우살은 촉촉하고 달큰한 감칠맛이 줄고, 씹으면 마치 말라붙은 듯 질긴 질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우는 여전히 맛있다. 특유의 바다향과 아미노산에서 오는 단맛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수분 없는 새우가 더 고소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다. 품질이 조금 떨어져도 기본 풍미만큼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냉동 새우 사용시 주의사항

냉동 새우를 안심하고 먹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해동은 반드시 냉장 또는 찬물 상온 해동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재냉동은 절대 금지 해동한 새우를 다시 얼리면 세균도 함께 얼어붙는다.

보관 기간은 6개월 이내 장기 보관 시 산패가 진행돼 맛과 냄새가 변한다.

충분한 가열 새우살이 투명에서 뽀얗게 변할 때까지 익혀야 안전하다.


맛을 살리는 작은 요리법

흰새우가 퍽퍽하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국물 요리에 넣으면 감칠맛이 우러나 퍽퍽함이 덜 느껴진다.

버터와 마늘에 볶아내면 기름 코팅 덕분에 촉촉한 맛이 조금 살아난다.

튀김으로 즐기면 건조함을 튀김옷이 덮어주어 오히려 맛있게 변신한다.


냉동 새우의 하얀 변색은 수분 고갈의 신호일 뿐, 상한건 아니다. 중요한 건 해동 방법, 재냉동 금지, 보관 기간 준수, 충분한 가열이라는 네 가지 원칙이다. 냉동고 속 하얀 새우를 보며 불안해했던 경험도, 퍽퍽하지만 여전히 맛있던 그 순간도 결국 하나의 지혜로 쌓인다. 작은 습관 차이가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듯, 새우 한 마리도 다루는 법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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