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장금 Dec 26. 2020

부모가 시처럼 살면, 아이는 삶의 시인이 된다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면 평생 자신과 연애하며 살 수 있다.


내가 브런치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아이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다.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전하고 싶은 책의 내용이 있으면

브런치에 글을 적어 카톡으로 전송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일방적인 말을 쏟아내면 그저 잔소리일 뿐이나

글은 조금 더 진중한 마음을 전달한다고 믿으며, 언제라도 다시 꺼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모든 글의 가장 첫 독자와 가장 마지막 독자는 늘 내 아이였으면 하는 바램으로 오늘도 글을 쓴다.


 




인생이 수동적인 사람은 학교의 숙제로 잘하는 걸로 시작해서 회사의 과제를 잘하는 걸로 끝난다. 

회사에서 학교 성적이 좋은 사람을 뽑는 이유는 

당신이 숙제를 잘 해온 것처럼 회사의 과제도 잘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숙제를 잘하는 능력이 있다면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뭔가를 잘한다는 자신감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래 봐야 남이 시키는 뭔가를 잘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학교 성적은 고소득 노예와 저소득 노예를 가려내기 위한 도구일 뿐이며,

퇴사는 지능 순으로 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떠 돈다.  


인생이 능동적인 사람은 본인이 출제(스스로 질문)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삶을 꾸려간다. 

숙제를 잘하느냐, 출제를 잘하느냐는 문제의 중심을 누구에게 뒀냐의 차이다.

스스로 질문한 문제를 하나씩 풀 때마다 자신감이 아닌 자존감이 높아진다. 

자신감은 남이 나를 평가할 때 얻는 것이고, 자존감은 내가 나를 평가해서 얻는 것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남들이 내주는 숙제 따위에 별로 관심 없다. 

매사 자유로우며 세상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즉시 행동한다.  


숙제를 잘하는 사람은 정답이 있는 퍼즐(세상의 기준)을 누구보다 더 잘 맞히며 사는 사람이다. 

출제를 잘하는 사람은 정답은 없는 레고(나의 기준)로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만드는 사람이다.


언제나 인기에 연연해야 하는 연예인의 삶보다 무언가에 나 홀로 미쳐있는 덕후의 삶이 더 행복하다.

행복의 중심이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인정에 목마른 삶은 수시 때때로 공허하고 피곤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사랑하게 되면 평생 자신과 연애하며 살 수 있다. 

자신과 연애하며 사는 사람은 그 누구도 부럽지 않다. 

그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타인을 구속하지도 않는다.

혼자 행복한 사람은 세상을 다 가진 사람이며, 경이로운 세상을 자유롭게 시처럼 사는 사람이다. 


자유는 비난과 고통을 견뎌야 하는 힘이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중의 특권이다. 

자유의 갈망과 현실의 구속 그 어딘가쯤에 사는 나는 때때로 시처럼 살고 싶어 안달이 난다. 





(하루 한마디 인문학의 기적 / 김종원 / 필사)


자신감은 세상의 기준으로 얻은 것이고, 자존감은 나의 기준으로 얻은 것이다.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거나 선생님에게 칭찬을 들으면 자신감이 높아진다. 그러나 그렇게 얻은 자신감은 다음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거나 선생님께 꾸지람을 들으면 원래대로 돌아간다. 이처럼 자신감은 세상의 기준으로 얻는 것이기에 외부환경에 따라 계속 바뀔 수밖에 없다. 즉 나의 것이 아닌 세상의 것이란 뜻이다.

하지만 자존감은 다르다. 오직 자신만의 판단을 기준으로 스스로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에 세상의 그 누구도 함부로 예상하고 규정할 수 없다. 자신감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감정이지만, 자존감은 자기 원칙과 기준만 정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감정이다. 아이의 자존감이 자꾸만 낮아지는 이유는 자기 자신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지 않아서다. 성적이나 외모, 환경의 문제로 생각하면 아이의 자존감은 점점 낮아질 뿐이다. 생각의 틀을 제대로 잡자. 누군가의 호감을 얻기 위해 살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사랑하는 게 우선이고 모든 선택 앞에서 자신을 중심에 두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도 마찬가지다. 모든 질문과 대화는 늘 아이의 마음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가 처한 상황과 환경은 모두 다르겠지만 타인의 기준이 아닌 아이의 기준으로 바라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아이의 자존감을 키울 적절한 질문을 일상에서 수월하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경험한 자는 그것을 말하려 하고, 이해한 자는 그것을 글로 쓰려하며, 통찰한 자는 그것을 실천한다.

제대로 안다면 자신이 먼저 실천할 수밖에 없다. 앎이 곧 진실한 실천이며, 실천이 없는 말과 글은 아직 모른다는 증거다. 아이를 대할 때 유창한 말과 유려한 글을 조심하라. 통찰하지 못한 자의 기술은 늘 화려한 법이다. 그래서 사색가는 언제나 실천가다. 부모가 스스로 알게 되면, 아이는 저절로 알게 된다.


여기서 싸우는 사람은 저기서도 늘 싸우고, 여기서 배우는 사람은 저기에서도 늘 배운다.


네가 세상에 감사하는 크기가 아닌, 세상이 너에게 감사하는 크기가 너의 일상이 아름다웠음을 증명한다. 당신의 경쟁력은 생산력이 아니라 시장의 구매력이 결정한다. 감사도 그렇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에 스스로 감사하는 행위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타인에게 감사를 받는 일은 수백 번 마음을 먹어도 쉽지 않다. 그건 내가 주는 게 아니라 남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 택배를 무사히 받았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말고, 그들이 안전하게 택배를 전할 수 있도록 눈이 오면 집 앞 언덕을 쓸어라.  


치열하게 노력해본 경험이 있는 자만이 누군가의 노력을 가장 잘 발견하고 진심으로 인정해 줄 수 있다. 단 한 번도 제대로 노력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모든 성장이 한낱 운으로 보인다. 그런 사람에게는 자신을 진정으로 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일상에서 자신과 타인을 연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 내가 지금 이걸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둘, 이 일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가? 셋, 나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가?


자유는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식이지만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장식은 아니다 (괴테)

아이에게만 자유로운 삶을 강요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하지 말고, 부모가 먼저 자신이 어디든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인생을 살라. 어디에도 속하지 말고, 타인을 구속하지도 말라. 그래야 그대의 자유가 힘을 얻을 수 있고 아이에게도 진실한 질문을 던 질 수 있다.


지성은 이성과 감성이 균형을 이룰 때 더욱 깊고 강해진다. 시가 무슨 소용이 있냐고 묻는 너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대여, 현실은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독창성이란 사려 깊은 모방에 불과하다 - 볼테르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게 아닐까?' 이런 고민은 사실 가치가 없는 것들이다. 대개는 오해일 가능성이 높고, 설사 사실이라 할지라도 상대가 나를 미워하는 마음은 내가 어찌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상처 받지 않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따스한 마음을 전할 줄 알며, 언제 어디서든 무리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틈틈이 혼자 시간을 보낼 여유를 줘야 한다. 혼자의 힘을 키우고 실감하기 좋은 가장 좋은 방법은 낭송과 필사다.


아이는 고통을 겪는 것이 아니라, 살아갈 자본을 쌓고 있는 것이다.


바라볼 곳이 있고, 그것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목표를 이룬다.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창조력, 보기만 해도 느껴지는 근사한 기품, 나는 질문을 통해 이 모든 것을 현실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을 전하기 위해 매우 긴 시간 치열하게 연구한 것을 실천과 경험의 과정을 거쳐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의 모든 문장이 모든 부모에게 따스한 품이 되길 바란다.


숫자가 아닌 깊이를 바라보자. 백 권의 책을 한번 읽어주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백 번 읽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중요한 것은 작가의 스토리와 의도를 읽는 게 아니라, 아이가 자기만의 해석과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능력이다. 그 책을 만족할 때까지 읽으며 사색에 빠지도록 하라. 그리고 시간을 정하지 마라. 시간제한이 없어야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라는 질문을 멈추지 않을 수 있고 마침내 자신이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그렇게 아이는 세상의 고마움을 아는 사람이 된다. 


나는 가끔 뒤로 걷는다. 나는 걸을 때마다 내 발에 밟히고 쓰러진 이름 모를 작은 풀과 개미를 본다. 나라는 사람을 세상에 세우기 위해 자신의 소중한 삶을 희생해준 고마운 존재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결국 인생은 쌓인다. 그대가 아이에게 보여준 페이지도 쌓여 아이의 인생을 구성하는 한 권의 책이 된다. 오늘 아이가 맞이한 하루는 지금까지 부모가 보여준 세상의 합이다. 부모가 시처럼 살면 아이는 삶의 시인이 된다. 그러므로 사랑하고 믿고 소망하라.   



이전 09화 돈 때문에 일하면 직업, 돈을 넘어 일하면 소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