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폭염 속에서도 새벽 배송된 음식을 신선하게 보존해 주는 고마운 존재, 아이스팩. 하지만 음식을 냉장고에 다 넣고 나면 고마운 존재였던 아이스팩은 처치 곤란 골칫덩이로 전락한다. 다 쓴 아이스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냉장고 속에 넣어놓고 계속 얼려두다가 쌓여만 가고 처치 곤란했던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골칫덩이 아이스팩도 잘만 버리면 일자리가 되고, 돈도 되고, 환경도 지킬 수 있다. 대체 다 쓴 아이스팩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하이머스타드가 알아봤다.
아이스팩은 한 해 동안 국내에서만 무려 2억 개가 사용된다. 이 수치는 지구를 한 바퀴 두를 수도 있는 양. 이 수많은 아이스팩 중 80%는 젤 타입 아이스팩에 해당되는데, 젤 타입 아이스팩의 경우 무심코 그냥 버렸다간 심각한 환경 문제를 초래한다. 젤 아이스팩의 99%는 그냥 물로 이루어져 있지만, 나머지 1%는 고흡수성 수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
물과 열을 강하게 흡수하는 성질 때문에 흔히 기저귀에 많이 사용되는 고흡수성 수지는 미세 플라스틱이 주성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쓰레기로 버리면 아예 소각이 불가능하고 매립할 경우 분해되는 데까지 무려 500년이 걸린다.
골칫덩이로만 보이는 이 아이스팩도 잘만 버리면 잘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100% 물로 된 아이스팩의 경우는 내용물을 그냥 하수구에 흘려버리면 되고, 젤 아이스팩의 경우는 잘 녹여서 아파트 단지나 근처 행정복지센터에 있는 아이스팩 수거함에 넣어주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훼손, 오염되거나, 주입식으로 되어 있거나, 부직포로 포장된 아이스팩은 수거함에 넣는 아이스팩에서 제외된다는 것.
얼어 있는 젤 아이스팩의 경우는 실온 상태에서 녹여서 세척하고 물기를 제거한 후에 수거함에 넣으면 된다. 집 주변에 아이스팩 수거함이 어디 있는지 궁금하다면 '내 손 안의 분리배출'이라는 앱을 다운로드하면 된다. 다운로드한 후 뜨는 팝업 창을 터치하면 아이스팩 수거함 설치 지역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
이렇게 수거함으로 들어간 아이스팩들은 재활용되기 위해 한 기관을 거친다. 어르신들의 경제활동을 돕는 은평구에 위치한 시니어 클럽에서는 어르신들이 수거함에 있던 아이스팩 수백 개를 이곳으로 가져온다.
어르신 interview : 평소에는 쓰레기통에 버렸지~ 근데 여기 와서 보니까 (아이스팩이) 참 귀하게 생각되더라고.
방금 전까진 쓰레기에 불과했던 이 아이스팩을 어르신들은 깨끗이 씻고, 닦고, 소독한다. 어르신들은 이곳에 나와서 사람들도 만나고 경제 활동도 하니 일석이조인 셈.
어르신 interview : 몇 번 씻고 닦은 후에 소독기에 넣어서 30분 이상 소독을 해요. 꺼내서 포장을 하는 거예요. 박스에 포장해서 (아이스팩을) 주문한 상점에 배달을 해주는 거죠.
이렇게 어르신들의 손길을 거쳐 깨끗해진 아이스팩은 잘 포장되어 필요한 곳으로 보내진다.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에게 전해진 아이스팩은 환영받는 존재로 탈바꿈된다.
연과점 하루 권지공 사장님 interview : 안녕하세요. 인연을 맺어주는 과자점 '연과점 하루'의 권지공입니다. 대표 제품으로는 연과라는 제품이 있고 그밖에 스프레드라든지 복숭아 절임이나 냉장 배송이 필수인 제품들은 아이스팩을 꼭 사용하고 있죠. 재사용 아이스팩은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참여 업체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이스팩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무료로 공급되기 때문에 재무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좋은 재료를 꾸준히 사용하려면 원가 절감이 필요한데, (재사용 아이스팩을 받으니) 고객에게 지금과 같은 좋은 재료를 제공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 같아요.
우리가 아이스팩을 수거함에 넣으면 어르신들은 일자리가 생기고, 소상공인은 아이스팩 구매 비용을 아낄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결과가 나타나는 것.
현재는 서울 거점 기업과 기관들도 서울시와 함께 아이스팩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기업과 가정이 함께 참여해서 재활용되는 아이스팩은 한 해 약 800만 개로 예상된다. 그냥 보기엔 큰 숫자 같지만, 이는 전체 아이스팩 생산량의 5%에 불과한다.
혹시라도 아이스팩 훼손이나 오염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할 때는 오염을 최소화해서 버리는 방법도 따로 있다.
우선 신문지나 택배 박스 등 종이 위에 아이스팩 내용물을 얇게 펼쳐놓고 실온에서 며칠간 말린다. 수분이 다 날아가고 플라스틱 분자만 남으면 종이를 작게 접어서 일반 쓰레기통으로 넣어주면 된다.
이제부터는 아이스팩을 쓰레기통 대신 수거함에 넣어보면 어떨까? 지구도 살리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일에 동참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영상 확인은 여기서!▼
https://www.youtube.com/watch?v=RwYI6a7JO0M
우리는 한 사람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세상이 서로에 대한 공감과 격려와 환대로 변화되기를 원합니다. 하이머스타드는 2020년 1월 가정폭력을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해 장애, 아동, 환경, 가족 등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에 대한 공감과 희망이 담긴 따뜻한 이야기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글|이든
기획|하이머스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