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열두 편으로 이루어진 '난장이 연작'은 하나하나를 따로 놓고 보면, 분열된 힘들에 지나지 않았다. 나에게, 책은 분열된 힘들을 모아 통합하는 마당이었다.... 그동안 작은 싸움에 참가한 적이 있는, 그러나 누구에게도 아직 분명한 정체를 잡혀보지 않은 소부대들을 불러 모았다..... 혁명이 필요할 때 우리는 혁명을 겪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라지 못하고 있다....우리는 그것의 목격자이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80쪽)
모두가 난장이라고 멸시하는 그들에게 허리를 굽히는 두 사람이 있다. 구청장과 국호의원 선거에 나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거짓말쟁이였다. 그들은 엉뚱하게도 계획을 내세웠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계획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많은 계획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설혹 무엇을 이룬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고통을 알아주고 그 고통을 함께 져줄 사람이었다.(90쪽)
한국에는 지하·고시원·쪽방과 같은 집 아닌 공간에 거주하거나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삶을 사는 주거빈곤가구가 200만에 달한다. 그런데도 집 부자 상위 100명은 평균 207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정말 주거 불평등이 극심한 사회다.
ㅡ아래 링크 정성철 칼럼에서 부분 인용
-사람들은 사랑이 없는 욕망만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 한 사람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릴 줄 모릅니다. 이런 사람들만 사는 땅은 죽은 땅입니다.
-아저씨는 평생 동안 아무 일도 안 하셨습니까?
-일을 안 하다니? 일을 했지. 열심히 일했어. 우리 식구 모두가 열심히 일했네.
-그럼 무슨 나쁜 짓을 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법을 어긴 적 없으세요?
-없어.
-그렇다면 기도를 드리지 않으셨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지 않으셨어요.
-기도도 올렸지.
-그런데, 이게 뭡니까? 뭐가 잘못된 게 분명하죠? 불공평하지 않으세요? 이제 이 죽은 땅을 떠나야 됩니다....달나라로!.....이제 이 죽은 땅을 떠나야 됩니다...달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