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 한 조각이 도착했습니다. #2-
시드니로 향하던 빨간 차를 멈춘다.
이곳은 가로등도 차도 집도 없는 대지.
내다본 차 창에도 총총 박힌 별들이 보였다.
궁금함을 이기지 못한 나는 갓길에 차를 대고, 털털거리던 시동을 끈다.
조심히 차 창을 내리고, 어둠으로 고개를 빼꼼낸다.
내 까만 눈동자가 이내 밝아진다.
나는 뭔가에 홀린 듯 차문을 열고 나와 하늘을 올려다본다.
수만, 수억 개의 별들이 드넓은 호주의 하늘을 감싸고 있다. 먼지같이 작은 날 향해 거대한 하늘의 팔을 뻗고서는 쏟아질 듯이, 크고 작은 별들이 각자의 밝기로 빛을 발한다.
거대한 스노우볼 속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다.
나는 차 트렁크에서 캠핑 의자를 꺼내 들고 앉아 하늘을 올려다본다.
바람이 불어온다. 온 세상의 중심이 내가 된다.
동시에 이 세상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온 세상이 고요하고 조용하나
올려다본 하늘의 별들만은 무성히도 소란스럽다.
어두운데 밝고, 하나인데 여럿인 그 하늘을 바라본다. 어느 곳은 은하수 강이 흐르고 또 어느 곳엔 유독 반짝이는 별이 빛나고 있다.
저 별은 몇 백만 년 전의 빛일까. 이리도 선명한 저 별은 아직도 존재할까. 저 별의 빛이 닿기까지 몇 광년의 시간이 필요했을까.
이곳에서 나는 그저 아무 존재가 아니어도 괜찮고,
세상이 모두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어도 상관없다. 그 어떤 것도 나의 우주에서는 진실이 될 테니.
나는 어린 왕자의 소행성 b-612를 떠올리고, 바오밥나무를 상상하고, 외로이 남겨져 있을 한 송이의 장미를 생각한다.
결국 그런 것이다.
별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으나, 고요 속에만 존재가 드러난다. 어떤 것은 모든 것이 사라져야만 진정으로 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지금 이 순간에도 머리 위엔 언제나 수많은 별들이 날 감싸고 있다.
우주가 나를 위해 매일 밤마다 보냈던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