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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와 생각 Nov 21. 2022

인생은 회전목마

소코도모의 "회전목마"

(feat.자이언티 & 원슈타인)


내가 슬플 때마다

이 노래가 찾아와

세상이 둥근 것처럼 우린 동글동글


인생은 회전목마

우린 매일 달려가

언제쯤 끝나 난 잘 몰라 어! 어! 어!


어머, 벌써 정신없이 달려왔어

Speed up! 어제로 돌아가는 시곌 보다가

어려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 Uh~ huh

On the road, 24 시간이 아까워 Uh~ huh




놀이공원의 회전목마를 빤히 바라본 적이 있었다. 어린이들이 모두 원하는 위치에 탑승을 하고 안내자의 안전벨트 확인절차를 거치고 나면 거대하고 아름다운 회전목마는 돌아가기 시작했다. 조각말에 탄 어린이든 마차에 오손도손 앉은 어른이든 그들은 순간 돌아가는 회전목마와 함께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 되었다. 회전목마가 돌아가는 그 짧은 시간만큼은 오롯이 영화나 드라마 주인공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의 인생의 회전목마도 그렇게 잘 돌아가고 있을까?


살다보면 나만 홀로 인생의 낭떠러지를 앞두고 벌벌 떨고 있다고 착각을 하기도 했다. 또는 나의 인생이 아래로 아래로 곤두박질 처버리고 있다고도 생각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모두 잘 살고 있는데 나만 홀로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또는 내 인생이 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에 혀 빙글빙글 한 자리만 돌고 있다고도 생각했다.  아침 출퇴근 시간 교통량이 많은 사거리 한 귀퉁이를 아기를 유모차에 앉혀 지나며 세상은 저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구나..하지만 나의 시계는 멈춰있는 듯 조용하고 고요하기만 하다고 생각했었다. 출산과 육아가 세상 어떤 일보다 귀한 일인 것은 알고 있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저들의 세상과는 조금 거리가 떨어진 외딴 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콩알만큼 작았던 아기는 어느새 시간이 흘러 1미터가 넘게 자라났고 어린이집도 다니며 아기 때 방실방실 웃던 천사의 미소를 여전히 간직한 채 하루에도 수십번 씩 엄마에게 하회탈의 웃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잘 살고 있다는 확신 또는 내가 잘 살고 있는 게 맞을까라는 의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인생의 회전목마는 늘 그렇게 아무런 거칠것 없이 유유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어제도 그러했고 오늘도 그러하고 내일 그 이상도 그렇게.


내가 몰고 있는 작은 자동차조차 내가 조작만 하면 얼마든지 전진, 후진, 좌회전, 우회전 그리고 정차 및 정지가 자유로웠다. 그런데 나는 어리석게도 내 삶이 정지해 있다고 또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로 물러나고 있다는 착각을 하며 괴로워했었다. 나도 하루바삐 그들을 쫓아가야 한다고 강박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회전목마도 남들과 다르지 않게 그렇게 쉬지 않고 잘만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내가 의식적으로 멈추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단 한 가지 밖에 없었다.  자신에 대한 사랑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나는 나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이해하고 허용하고 토닥이고 위로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했고 남들의 평가에 굴복했고 나 자신을 위해 항변하지 못했다. 타인의 기준과 잣대에 괴로워 했고 세상이 정한 시간표에 맞추려고 노력해도 맞추지 못 하는  자신을 탓했다.


Love yourself

이 작은 진리조차 알기까지 수많은 길을 돌아왔지만 지금은 그것 또한 이해하고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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