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록
10월 17일 낮시간쯤 잠이 들었다.
저녁 6시쯤 일어났고
밥을 먹고
이태준의 문장강화, 를 읽었다.
'일기는 첫째로, 수양이 되고,
둘째로는 문장 공부가 된다. 생각이 되는 대로는 얼른얼른 문장화하는 습관이 생기면
'글을 쓴다'는 데 새삼스럽게 겁이 나거나 하지 않는다'
옳은 말 같아, 실천하려고 한다.
감히 그의 명문이 담긴 '무서록'을 카테고리 삼아
(무서록이란, 주제나 목적 없이 쓴 글이란 뜻이다)
수십 년 전 문인이라는 것이 믿기기 힘들 정도로 유려하고 세련된 문장력을 가진 이태준의 글을 좋아한다.
그의 글은 간결하면서도 정교하다.
이런 글을 쓸 수만 있다면
단 한 줄로도 작의를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꾼이 될 수만 있다면
다독, 다상량보다 중요한 것이 다작이다. 생각을 글로 옮기자.
다작의 중요성을 깨달은 저녁 이건만
안타깝게도 오늘 작업 역시 별 진척이 없다.
과연 이 인물이 극적인 화두를 가지고 극 중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가.
이 인물이나 에피소드가 서로 유기적으로 작용해 극을 상승시키고 있는가.
그리고 ... 이 이야기가 재미있는가.
이성과 감성을 함께 써야 하는 작업이라 좀처럼 속도가 나지도 쉽게 집중이 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몹시 고되다.
지치지 않고 많은 글을 쏟아내는 작가가 못내 부럽다.
욕심을 좀 버리면 써질까.
욕심껏 쓴다 해도 베스트가 될까 말까일 텐데.
아니 절망 말고 희망을 말하자.
조금씩 느리지만 이야기가 채워지고 있다.
사유에 사유를 더할수록 밀도감 있는 그리고 입체적인 인물이 구현된다.
피드백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기 검열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빨리 쓰는 것보다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긴장은 늦추지 말자.
힘을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