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차이
가을은 봄과 견주지 않았어요.
같은 공간 다른 시간대
비껴가듯 엇갈리듯 조금 떨어져서 봄을 지키는
가을.
무대에 가을이 나타나면 하늘처럼 산야도
가슴에 두 손을 얹고
숨죽이고 기다렸습니다.
어김없이 갈 때는 갈 빛 가을 색 갈바람
깊은 고을에 담아
재 너머 산골짜기 골짝 꼴짝 화들짝
붉은 등불 노랑 등불 불이 붙으면
목숨 걸었던 지난여름 치열했던 삶이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음에
단풍을 품어주던 계곡도 그만 개울은 울컥
숨이 막혀왔어요.
온산 온천지 떠나.갈.때.
일제히 불어오는 민둥산 억새 바람의 빛깔
들으셨던 적이 있던가요.
몸을 움츠리다 돌돌
물 끊고 다시 도르르……
오그라들다 한 번 더 파르..르
떨던 마른 가지 뚝, 뚝, 톡, 토독..
툭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 소리를 보셨던 적 있으세요.
겨우 내 차가운 대지
이불자장가
눈 못 뜨는 연두 봄 물들 때까지 툭.... 토, 닥, 잠재웠지요.
겨울은 봄과 견주지 않았어요.
같은 공간 먼저 와서 봄맞이 준비
게으른 새 생명 고갯짓 그 때까지
대청소
매서운 높바람 칼 추위 눈보라에
모든 건 제자리를 찾아 돌아갔습니다.
땅에서 온 건 땅으로 하늘에서 온 것은 하늘로 되돌아갔어요.
된바람에 세상이 싹 다 바뀐대도
세상살이 하나도 모른대도
길 끊어진 절벽 끝 저 혼자 꽃이어도
살랑살랑 샛바람 봄바람
꽃눈 뜨는 날
설렜거든요
성자(聖子) 같이 서있는 소나무의 초록빛 신호
아가 새순 초롱초롱 눈뜰 때까지.
결말이 동화인 ‘생명의 서(書)’
과제를 마친 가을과 겨울은
고요 속에서
진짜 집으로 돌아갔어요.
또 다른 우주의 ‘봄’으로 사뿐히 올라갔습니다.
❝
별 주머니 열면
별의별 고비고비
고비사막을 건너던 삶의 꼭짓점
한 줄로 쭉 연결하면
또 하나의 별자리
깜깜한 밤 저 높이에
엄마가
또다시
꿈길을 열라고
하늘에다 걸어둔 이정표
헤트 라이트 전등 촛불 모두 끄고서...
쉿 .......
...
.
반 짝 빤 짝 수신호를 따라가면
북극성 폴라리스
너머
내 집이 보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