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투고한 글을 마지막으로 올해 내내 방치되어 있던 내 브런치. 브런치 작가 심사도 한 번에 통과하고, 퇴사 이야기 시리즈로 브런치 메인에 올라가보기도 했지만, 퇴사 이야기를 쏟아내면서 글을 써야겠다는 의지도 같이 쏟아내버렸는지 도통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방치되어 있는 내 브런치를 생각하면 왠지 모를 죄책감이 가슴 한 켠에서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느낌이 들곤 했다. 그러던 중 작년에 투고했던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짤막한 글이라도 좋으니 꾸준히 투고해서 나중에 다시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의지박약에 중장기 플랜은 달성하기 어려워하는 나이기에, 자료조사가 필요한 글들은 당분간 접어두고 도쿄에서의 내 일상생활과 관련된 토막글을 사진과 함께 올려볼 생각이다.
유령 브런치를 되살리기 위한 프로젝트 그 첫번째 스텝으로 새로운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봤다. 아무래도 평소에 브런치보다는 인스타그램을 더 자주 사용하고 있기도 하고, 진짜 짤막한 토막글 같은 경우는 인스타그램에 투고해보려고 한다.
https://www.instagram.com/hae_in_tokyo_/
최근 김유진 변호사님의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라는 책을 읽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재택근무가 시작된지 곧 있으면 1년이 다 되어가는데, 나는 아직도 아침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항상 나는 올빼미족이야, 새벽형 인간이야, 라고 합리화하면서 뭐 하나 제대로 하는 일 없이 밤늦게까지 깨어있기만 했다. 해야할 일도 일과 후에 하려고 하면 에이 내가 지금까지 일했는데 이걸 또 해야해? 라는 보상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 업무종료 시간이 불규칙적인 것도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나는 4시 30분에 일어나지는 못하더라도, 평소보다 1-2시간 일찍 일어나서 무언가를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당분간은 이 브런치와 새로운 인스타그램 계정 관리, 그리고 1년 정도 미뤄왔던 자격증 공부가 되지 않을까 싶다.
퇴사이야기 시리즈는 브런치에 올린 지 1년 반이 되었는데 아직도 종종 라이크과 구독을 받고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회사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하고 퇴사를 고민하거나 퇴사를 경험했던 게 아닐까 싶다.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에 생채기가 나서 우울증, 슬럼프를 겪었다. 짧은 문장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퇴사 후 1년 반이 지난 최근에서야 "아, 그동안 깨닫진 못했지만 내가 그 일 때문에 마음이 다쳤구나, 이제서야 회복되었구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제부터는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거나 나의 이야기에 공감해주셨던 분들에게, 도쿄에서의 일상을 조금씩 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