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없다고 한탄할 까닭이 어디 있을까.

by 안녕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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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없다고 한탄할 까닭이 어디 있을까. 책과 함께 노닐면 되는 것을. 혹여 책이 없다면 저 구름이나 노을을 벗으로 삼고, 혹여 구름이나 노을이 없다면 하늘을 나는 기러기에 내 마음을 의탁할 것이다. (...) 요컨대 내가 사랑해도 시기하거나 의심하지 않는 모든 것이 나의 좋은 친구인 것이다. <나의 친구>


이덕무 하면 책만 보는 바보가 떠오르고 그 다음으로는 그의 친구들이다. 자신과 같은 서자 출신의 박제가, 유득공, 백동수 등과 일찍부터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 책도 함께 읽고 앞날이 캄캄한 자신들의 처지에 굴복하지 않고 묵묵히 공부를 하며 함께 견뎠다. 이덕무는 ‘가장 뛰어난 사람은 가난을 편안히 여긴’다면서 ‘너무 추워『한서』로 이불을 삼고『논어』로 바람막이를 하고,『맹자』를 팔아’ 굶주림을 이겼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가난을 불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덕무가 처한 환경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금세 좌절하고 자신의 처지를 불행하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그저 숙연하게 만든다.


그렇게 자신의 할 일을 하며 묵묵히 견디다 정조 3년에 유득공, 박제가 등과 함께 규장각 외각 검서관에 임명되어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 앞에선 괜히 더 뭉클해졌다. 『무예도보통지』편찬도 그들과 함께 했다는 사실을 알고 힘든 환경에서도 즐겁게 일했을 그가 떠올라 자연스레 미소도 지어졌다.


세상의 평화란 별게 아니다. 나보다 훌륭한 사람은 존경하여 흠모하고, 나와 동일한 사람은 서로 아끼며 사귀되 함께 격려하고, 나만 못한 사람은 딱하게 여겨 가르쳐 준다. 이렇게 한다면 온 세상이 평화롭게 될 것이다. <세상의 평화란>


그가 남겨놓은 문학에서 그의 삶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터라 어떤 것에도 허투루 대하지 않고 진지하고, 문학적으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늘 존경스럽다. 그래서 그의 책을 찾아 읽고, 같은 내용을 읽고 또 읽음에도 친한 친구를 만나듯 늘 친숙하고 그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그가 남겨 놓은 글로 수백 년 뒤의 나처럼 평범한 사람도 친구로 느낄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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