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나에게 특별했던 개가 생각난다.

by 안녕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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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할머니가 사랑한 코기를 볼 때마다 어린시절 나에게 특별했던 개가 생각난다. 시골집에서 흔히 키우던 개였고 이름이 없거나 그나마 지어진 이름이 누렁이인 그런 평범한 개였다. 그럼에도 그 개가 특별히 기억이 나는 건 학교까지 왕복 한시간이 넘는 거리를 늘 따라와 주고 마중 나와 주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인 나는 늘 그 먼 거리를 걸어서 통학했는데 그때마다 그 개는 나를 따라왔다. 학교에 다다를 즈음에 혼내고 심지어 돌을 던져서 쫓아내도 늘 나를 따라왔다. 교무실의 전화를 이용해 개가 잘 도착했는지 안무를 물을 정도로 나에게 특별한 개였다.


타샤 할머니의 집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 심지어 물건들까지 타샤 할머니에게 깊은 사랑을 받지만 코기는 더 특별히 타샤 할머니의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 다시 한 번 이 책을 꺼내서 읽어보아도 영국에서 날아온 이 코기들을 대하는 타샤 할머니의 마음이 온전히 느껴진다. 타샤 할머니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언제든지 타샤 할머니의 집으로 빨려들게 되는데 코기들이 뛰어놀았던 정원과 집안 구석구석이 마치 어제 일처럼 내 머리 속에 떠오른다. 그만큼 타샤 할머니의 집과 그 안에 속한 모든 것이 내 안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것이리라.


타샤 할머니는 식물도 동물도 하물며 집 안의 사물도 허투로 대한 적이 없기 때문에 코기들에게 쏟은 것만 보고 있어도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코기들에 대한 사랑의 가장 큰 결과물은 아마 코기들을 주인공으로 쓴 동화책일 것이다. 『코기빌 마을 축제』 『코기빌 납치 대소동』 『코기빌의 크리스마스』 에 등장하는 코기들은 타샤 할머니가 특별히 사랑한 코기,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코기들이 주인공이다. 타샤 할머니가 재탄생 시킨 코기들의 생생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그런 마을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다. 코기들에 대한 타샤 할머니의 특별한 사랑을 느껴서인지 그 책은 나에게도 소중하다.


타샤 할머니에게 소중한 코기들이기 때문에 이름이 있는 것은 당연하고 생일파티까지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코기들은 타샤 할머니에게 특별하고 타샤 할머니 곁을 늘 지켰기 때문에 그런 대접을 받아도 된다고 당연시 하게 되는 것이다. 타샤 할머니가 그런 코기들의 성장 과정을 찍은 사진, 그 코기들이 어떻게 집에 오게 되었고 어떤 생활을 했는지를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이유일 것이다. 사랑을 가득 담을 때 타인에게도 전해진다는 것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다.


정기적으로 타샤 할머니 책을 꺼내 본다. 요즘에는 타샤 할머니에 관한 책이 새롭게 출간되지 않기에 기존에 나온 소중한 책들을 꺼내서 본다. 꺼내 볼 때마다 타샤 할머니를 느끼고 할머니의 정원과 그 안에 속한 수많은 것들에 마음을 뺏긴다. 더불어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있다는 사실을 늘 상기시켜 주어서 감사하다. 지금도 내가 자란 시골에 가보면 그 장소는 그대로인데 훌쩍 커버린 내 모습과 다 흩어져버린 동무들을 떠올리면 씁쓸해진다. 하지만 타샤 할머니 책으로 인해 내게 남겨진 것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추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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