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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힙합스텝 Jul 20. 2023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2)

우리가 직접 빚어내야 하는 삶의 의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감독: 다니엘 콴 (Daniel Kwan) & 다니엘 쉐이너트 (Daniel Scheinert)

2022년 개봉 


커버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영상/포토.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156439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심리학의 이론으로 분석한 글입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 이제 세상 모든 것이 올라간 베이글을 맛보자. 

무슨 맛이 나는가? 


서른한 가지 맛을 제공하는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서 서른한 가지 맛을 모두 섞은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해 맛본다고 상상해 보자. 초코나무 숲, 아몬드 봉봉, 사랑에 빠진 딸기, 레인보우샤베트 등등 모든 맛이 한 곳에 섞였다. 한데 뒤섞인 모든 맛은 우리에게 충만한 만족을 주지 못한다. 모든 것이 뒤섞인 카오스에서 우리의 미각은 길을 잃는다.


모든 것이 되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때 우리는 삶의 의미를 단번에 찾을 수 있으리라 쉽게 기대한다. 과거에 포기해야만 했던 내 삶의 선택지를 다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단언할 수 없다. 그리고 그런 기회를 가질 수도 없다. 조이의 허무는 물리적 실체에 기반을 둔 ‘모든 것’들 가운데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했기 때문에 생긴다. 관찰과 측정이 가능한 것들 사이에서 삶의 의미를 보물찾기 하듯 발견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란 관찰과 측정이 불가능하다. 이 말은 곧 삶의 의미란 물리적인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삶의 의미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우리의 삶에 의미가 없다니! 



사람들은 이제 패닉에 빠진다. 경우에 따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마저 든다. 삶에는 분명 의미가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그러면 나는 요청한다. 삶의 의미를 내 앞으로 가져와 보여 달라고. 삶의 의미 그 물리적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존재하지 않는 것은 볼 수도 보여줄 수도 없다. 삶의 의미는 침대 밑에도 서랍 속에도 없다. 세상 모든 것을 올린 베이글의 한가운데는 뻥 뚫려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만 할 뿐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미지 출처: 다음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영상/포토.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156439



물리적 실체에 기대어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 것은 조이뿐만 아니라 현대인이라면 대부분이 저지르는 실수다. 애당초에 없는 것을 있다고 착각한 채 찾으려고만 하니 인생이 허무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전환하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바로 창조하는 것이다.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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