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AY - Morning
새벽 5시.
알람보다 먼저 눈을 떴다.
조용히 러닝복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아직은 어색한 이 시간,
공설운동장을 향해 천천히 차를 몰았다.
이전까지는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뛰었지만
여름의 저녁은 너무 뜨거웠다.
그래서 오늘은 새벽에 뛰어보기로 했다.
새벽수영을 다니던 수영장은
5개월간 대대적인 리모델링으로 휴관 중이다.
그걸 핑계로 많이 게을러져 있었다.
러닝부터 슬슬 시작하자 마음먹고
운동장 트랙을 3km 뛰었다.
오후에 뛰던 트랙 대신,
밤사이에 열을 식힌 선선한 트랙이
나의 시작을 응원해 주는 듯했다.
아, 이래서 새벽운동이 좋았었지!
러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익숙한 읍내길 대신 시골길로 차를 돌렸다.
도로 외엔 온통 밭과 산이 그려진 풍경이다
풀냄새가 코끝을 간질여 창문을 열었다.
그 향이 오늘 하루를 다정하게 감싸주는 것 같았다.
집까지는 겨우 7분 거리였지만,
그 짧은 드라이브에 향기를 더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하니 아직 6시 반.
어제 돌려둔 건조기에서 빨래를 꺼내 정리하고,
고양이 화장실에서 오늘의 감자를 수확했다.
모래를 새로 채워 넣고, 주변을 정리하니
고양이들도 나도 한결 상쾌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시계는 7시 40분.
항상 8시에야 허둥지둥 나가던 나였는데,
오늘은 벌써 운동도 했고, 정리도 마쳤다.
기분이 괜히 뿌듯했다.
분리수거 봉투를 들고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로또 판매점에 잠깐 들러
소액 당첨된 복권을 교환했다.
이제 복권을 새로 구입하는 건 그만하기로 했다.
늘 '언젠간 되겠지!'라는 기대로 구입해 왔지만,
그 돈을 조금씩 모았더라면 어땠을까 싶어서…
오늘부턴 대박에 기대기 대신,
지켜낸 하루에 기대기로 했다.
그렇게 출근을 하려던 찰나,
직장 동료에게 전화가 왔다.
"타이어가 펑크 났어... 데리러 와줄 수 있을까?"
주저할 것도 없이 차를 돌렸다.
서로 돕는다는 건, 이런 거니까.
함께 출근한 시각은 8시 7분.
5시에 일어난 하루,
내겐 이미 반나절을 산 것 같은 시간이었지만
세상은 이제 막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든 생각.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하루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