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DAY - Evening
오늘은 공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부할 의자를 다시 집에 들여놨다.
퇴근길, 아침에 픽업했던 직장 동료를 내려주고
엄마 집에 잠시 들렀다.
한동안 치워두었던 책상의자.
그걸 다시 챙겨 왔다.
공부할 마음은 있었지만
의자가 없다는 핑계를 꽤 오래 붙들고 있었다.
이제는 그 핑계도 집 앞에, 책상 앞에 도착했다.
의자와 함께 받아온 건
엄마에게 부탁해 놓았던 김치였다.
집에 돌아와 냉장고를 정리하고,
너무 더웠던 하루 탓에
에어컨 바람이 집 안을 시원하게 감싸줄 때까지
그냥 조용히 누워 있었다.
몸도, 마음도 같이 식는 느낌이었다.
사실 6개월 전부터 시작하려고 했던 공부는
오늘마저도 미루어졌다.
사회복지사 1급, 장애인재활상담사 1급.
이제 시험까지 5개월의 시간이 남았다.
이제는 진짜 시작해야 하는 시기인데,
어느덧 한 달이 훌쩍 핑계와 함께 흘러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오늘은 준비한 하루였다.
전자레인지에 데워진 딤섬 한 접시를 먹고 나니
시간은 벌써 8시 37분.
이제 슬슬 잠들 준비를 해야 한다.
9시에 자고, 다시 5시에 일어나기 위해.
과연 잠이 잘 올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하루는 이렇게
'준비했다'는 마음으로 마무리하기로 한다.
핸드폰을 내려두고 잠들기를 기다려 봐야겠다.
아직 시작은 하지 않았지만,
나는 오늘, 시작할 자리를 마련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시작에 가까워진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