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DAY - Prologue
몇 달째 알람만 끄고 있다.
5시에 일어나겠다고 다짐했지만
눈을 감았다 뜨면 어느새 7시
시간에 쫓겨 출근하기에 바빴다
계획은 수첩에만 빼곡하고
공부는 책상 위에 올려둔 채
한 페이지도 넘기지 못했다.
러닝화는 현관 앞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수영복은 말라가고 있는 중이다.
이게 몇 번째 다짐인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시작은 거창했고,
작심삼일은 빠르게 지나갔다.
그러고 다시,
"다음 주부터"
"다음 달엔 꼭"
그런 말만 반복했다.
그런데 요즘,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게 됐다.
무언가를 이루기보다
그냥 하루를 조금 앞당겨 살아보는 건 어떨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조금만 덜 흐트러지고,
밤 9시쯤엔 잠들 수 있다면
그 하루만으로도 괜찮은 게 아닐까?
지금은 그저
무리하지 않고, 무너지지 않고,
내가 정한 시간에 눈을 뜨고 싶은 마음이다.
내일 아침 알람을 끄지 않고
진짜로 일어나면 좋겠다.
루틴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나는 오늘,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이미, 시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