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기의 빈틈을 채우는 밤

6 DAY - Evening

by Hippy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세탁기를 돌렸다.

주말의 흔적들이 담긴 빨래들,

쓱쓱 정리해 넣고 나니

비로소 나만의 시간이 시작됐다.


그 사이,

간단하게 비빔면을 만들어 먹었다.

남은 김치 한 조각 얹어

후루룩 마무리한 혼밥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든든했다.


그리고 생각났다.

밀려 있는 브런치 글.

주말 내내 짝꿍과 함께하느라

차마 혼자 조용히 쓰지 못했던 이야기들.


나는, 미루기의 대마왕이다.

계획은 잘 세우지만

어느새 한두 칸씩 밀려가는 것들.


하지만 글을 쓰는 이 시간도

이제는 내 루틴의 일부다.

조금 늦더라도

꼭 다시 돌아와야 하는 자리.


그래서 오늘은

그 빈틈을 천천히 채워보기로 했다.


쌓아두었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 정리하고,

마치 밀린 숙제를 하듯

다시 차분히 글을 이어갔다.


언젠가는

이 '미루기'라는 습관조차

루틴 안에서 스스로 자리를 잡겠지.

내가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오늘은 그런 날이었다.

미루기를 받아들이되,

결국 마무리 짓는 내가 되기로 한 밤.


"완벽한 루틴은 없지만,
결국 나를 지키는 건,
다시 돌아와 채우는 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