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스무 살, 작가가 되기로 했다
어릴 적 나는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했다.
그 세계에 빠져드는 일이 즐거웠고,
내가 상상한 새로운 이야기들을 덧붙여
나만의 결말을 만들곤 했다.
다른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놀 때
나는 노트에 캐릭터를 만들고,
손에 익은 연필로 꾹꾹 눌러쓴 이야기들은
당장 책으로 나와도 될 것처럼 느껴졌고,
나는 언제가 진짜 작가가 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상상보다 먼저 찾아왔다.
졸업, 취업, 가족의 사정은
내가 그리던 이야기의 흐름을 자꾸 끊어놓았다.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그 일을 해보지 못했다.
그림보다 숫자를, 상상보다 현실을 먼저 배워야 했다.
그렇게 나의 이야기를 잠시 멈춘 듯 보였지만,
속으로는 계속 무언가를 품고 있었다.
일상이 버거울수록 나는 다시 이야기를 떠올렸다.
문득 스쳐가는 장면이나,
출근길에 마주친 사람의 얼굴에서도
나는 상상을 이어 붙였다.
그리고 이제,
마흔 살의 내가 다시 펜을 들기로 한다.
어린 내가 좋아했던 '이야기 쓰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40년을 꽉 채워 살아왔다.
그리고 오늘,
두 번째 스무 살을 시작하는 첫날이다.
누군가는 안정된 길을 택할 때,
나는 망설임 없이 새로운 길을 골랐다.
톨게이트에서 통행권을 정리했고,
공장에서는 반복된 생산 라인을 따라갔고,
매장에서 향기를 판매했고,
보험회사 지점에서 설계사와 고객을 응대했고,
카페에서 커피를 내렸고,
테마파크에서는 고객의 불편을 응대하고,
지금은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어떤 일은 오래 했고,
어떤 일은 금방 손을 놓았고,
어떤 일은 나를 더 잘 알게 해 줬다.
사이버대학에 입학했고,
복수전공을 신청했고,
다시 자격증을 준비하며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다 문득,
나는 늘, 멈추지 않고 살아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제,
그 살아온 이야기를 꺼내려한다.
누군가에겐
작고 사소한 경험의 모음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분명한 존재의 기록이다.
두 번째 스무 살.
이번엔,
나의 지난 20년을 에피소드로 삼아
글로 살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시작을,
지금 이 글로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