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위에서, 다시 배우다

멈춘 자리에서 이어 쓴 두 번째 스무 살

by Hippy

직업전문학교를 수료한 뒤, 다시 군청과 여성센터를 찾았다.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에는 이력서를 내도 연락 한 번 오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라, 이번에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한 달쯤은 여행도 다니며 천천히 찾아보자.” 그렇게 생각하며 이력서를 건넸다.


그런데 반응이 달라져 있었다. 텅 비어 있던 자격증 칸이 몇 줄 채워지자, 그저 “두고 가세요”라던 대응은 사라지고, 담당자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더니 말했다.


“여기 인재가 있어요.”


곧이어 프린터에서 한 장의 채용공고가 나왔다. 장애인복지관 사무원 채용공고. 지원 방법과 급여 조건을 설명해 주며, 여기에 이력서를 내보라고 했다. 정년이 보장되고 안정적이라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무엇보다, 꼭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이력서를 제출했다.


이력서를 제출한 날 면접 날짜가 잡혔고, 면접을 보고 돌아온 날 전화를 받았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 가능하신가요?” 그렇게 나는 사회복지라는 새로운 길 위에 발을 딛게 되었다.


사무원으로 근무하면서 나는 참 많은 감정을 겪었다. 단순한 행정업무를 넘어서 사람을 마주하고, 삶을 마주하는 자리였다. 그 과정에서 ‘더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사를 준비했고, 이어서 사이버대학 특수교육학과에 편입해 배움을 이어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업무 때문에 실습이 계속 미뤄졌다. 처음엔 3학년 편입으로 2년 과정이면 될 줄 알았던 대학 생활은, 복수전공을 신청하면서 4년 과정이 되었다. 재활상담학과는 장애인복지를 하려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나중에는 상담심리학과까지 복수전공을 넓혔다. 결국 보육실습, 재활실습을 거쳐, 지금은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내년, 나는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사회복지사 1급장애인재활상담사 1급 시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나를 위해, 여전히 나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어느덧 마흔.
생활은 익숙해졌지만, 문득문득 예전의 내가 떠올랐다.
“내 꿈은 뭐였을까? 나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걸까?”


그 질문이 나를 다시 글 앞으로 이끌었다. 두 번째 스무 살을 맞아 브런치에 도전했고, 작가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이렇게, 내 이야기를 책 한 권의 글로 완성해가고 있다.


삶은 멈추는 듯 보여도,
결국 다른 이름의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내 두 번째 스무 살은 그렇게,
다시 배우는 길 위에서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