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복지관의 알람 시스템

일이 닥치고 나서야 다급하게 울리는 알람.

by Hippy

알람은 원래 일이 시작되기 전에 울려야 한다.
“일어나라, 준비하라, 곧 시작이다.”
하지만 우리 복지관의 알람은 좀 다르다.


행사 하루 전날, 갑자기 울린다.
“내일 현수막 준비됐나요?”


보고서 마감 당일, 울린다.
“이거 오늘까지였죠?”


이미 사고가 난 뒤에야, 더 요란하게 울린다.
“이런 일이 왜 이제야 보고됐습니까?”


그렇다. 우리 복지관의 알람은 사후 알림이다.
예고가 아니라 통보, 준비가 아니라 사후 약속.
마치 비 오는 날 우산을 건네주면서 말하는 것 같다.
“다음부턴 챙기세요.”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농담도 돈다.


“우리 기관 알람은 알람이 아니라 경고음이다.”

결국 알람은 늘 늦게 울리고,
그때마다 직원들은 허겁지겁 뛰어다닌다.
서류를 붙잡고, 현장을 정리하고,
마치 불난 집에 소화기 들고 뛰어드는 소방관처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음에도 또 같은 일이 반복된다.
알람은 제때 울리지 않고,
직원들은 늘 긴급 출동 모드다.

우리 복지관의 알람 시스템은 고장 났다.

아니, 애초에 탑재조차 안 된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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