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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힙생 Feb 13. 2023

스웨덴 법정공휴일수가 한국보다 적다고?

스웨덴 법정공휴일의 함정

스웨덴에서의 삶...

자꾸만 스웨덴 사람들이 일을 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무서에서 ID카드를 만드는 데에 9주가 걸렸고, 배송 과정이 토, 일요일에 이루어지는 것은 상상할 수 없으며 크리스마스이브에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아 맛있는 곳에서 외식을 할 수도 없었다. 이들은 일을 안 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스웨덴인들의 일하지 않는 시간이 궁금하다. 이들은 얼마나 쉬며 그 쉼을 어떻게 보내는 것인가. 그런 궁금증으로부터 법정 공휴일 먼저 따져보기로 했다.


2023 스웨덴 법정 공휴일

스웨덴 법정공휴일 요약표. (publicholidays.se/2023-dates/를 참고했다.)

스웨덴 공휴일은 13일로 한국 15일보다 적다. 심지어 2023년은 공휴일 중 토, 일요일이 5일이나 되는데 스웨덴에는 한국처럼 대체공휴일 제도도 없다. 내가 크리스마스이브에 겪은 일은 무엇이란 말인가. 자영업자들만 쉬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법정 공휴일제도에 어떤 함정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스웨덴에서는 법정공휴일 외에도 합법적으로 그리고 관행적으로 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1. 지방자치단체(counties and municipalities)는 “seasonal observances” 와 “de facto holidays"라 불리는 휴일을 추가할 수 있다.

     seasonal observances는 Twelfth Night, Holy Saturday, Walpurgis Night, Pentecost Eve, All Saints Eve를,

     De facto holidays는 Mother’s Day, Father’s Day, Christmas Eve, New Year’s Eve를 일반적으로 포함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추가공휴일을 정하지만 고용주의 재량과 계약 조건에 따라 유급휴가여부가 결정된다.    


2. 목요일에 해당하는 Ascension Day 다음날 금요일은 일반적으로 고용주가 추가 유급휴가를 부여한다.

3. 공휴일 전날 정오부터 일을 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다.

4. 휴일이 화요일이나 목요일인 경우 "Squeeze day"라고 해서 휴일과 주말 사이에 추가로 하루를 사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연간 35일이라는 유급휴가를, 무서류유급휴가를 눈치 없이 쓸 수 있는 업무환경 등 스웨덴의 휴가제도와 노동환경을 고려하면 스웨덴 사람들이 자꾸만 일을 안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쉼과 여유를 중요시하는 스웨덴.

한국의 노동자라면 이런 여유가 부러울 만도 하다.


하지만 고용주와 고용인이 쉬면 소비자가 불편을 겪는다. 한국의 신속함, 친절하고 높은 질의 서비스 문화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세상을 밝히고자 노동자들이 쉬지 않고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저 각자의 근무지로 향하는 서울의 지하철 안을 떠올리면 측은함인지 경외감인지 모를 어떤 압도되는 마음이 들곤 했고 (섣부른 판단일 수 있으나) 저 사람들에게 또 나에게 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불편하지만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그 불편함을 모두가 감수하고, 자신만의 밸런스를 찾아 쉴 땐 쉬고 일할 땐 일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고, 그 선택에 대해 국가가 존중해주고 있는 나라가 여기 스웨덴이 아닐까 싶다.


작년 한 때 밸런스 게임이 한창 유행이었다.

많이 쉬고 여유롭지만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나라 VS 쉬는 날은 적지만 모든 생활에 편리함이 깃든 나라.


어떤 선택이 끌리는가?

그리고 나는 지금도 인터넷으로 시킨 물건이 배달되기를 5일째 기다며, 6시 이후로 문을 닫는 도서관에서 글을 쓰고 있다. 로켓배송에 길들여졌던 나는 로켓은커녕 트램보다도 느린 이 시스템에 새롭게 길들여지고 있다.

가끔은...아니 자주...자전거에게 추월당하는 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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