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연말정산
원래 제목은 "1년 중 5개월 백수생활, 2025년 일 년 동안 얼마나 모았을까?"인데 브런치 제목으로 너무 길어서 수정했습니다.
연말에 캘거리에 다녀와 이번 주에 다시 토론토로 돌아왔다.
여행이 끝날 즈음 감기에 걸려, 며칠을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밤낮이 바뀌어버렸다.
그렇게 미뤄두었던 2025년 연말정산을, 이제야 꺼내 공유한다.
투자와 저축도 중요하지만, 나는 소비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먼저 2025년의 소비부터 정리해보려 한다.
작년 8월 초 레이오프를 당한 후, 1년 중 총 5개월을 백수로 살았다. 8월에 그래도 월급을 대부분 받았으니 실제로 월급 없이 실업급여로 생활한 건 9월부터이다. 결과적으로 총 4개월을 실업급여로 지낸 셈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총 다섯 번의 여행을 했다. 올해는 한국에 방문하지 않은 대신 여행을 좀 다녔다.
1월 3박 4일 팜스프링스
7월 2주간 캘거리, 워터톤
9월 1박 2일 나이아가라
10월 2주간 홀로 퀘벡시티
12월 말 2주간 캘거리
이 중 캘거리는 친구네 집에서 머무는 거라 따로 숙소비용이 크게 들지 않았다. 올해 총 CAD 8000 여행경비를 썼다. 2024년에 CAD 2200을 쓴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늘었다. 2024년에는 한국에 두 달 반정도 머무를 때, 한국 통장에서 매달 200만 원 정도 쓴 걸 감안하면 사실 별로 차이가 날 것 같진 않다.
여행 경비가 2025년에 늘은 것은 캐나다를 정리할 마음을 먹은 것이 한몫했다. 대신 고정적으로 지출하던 운동경비인 PT를 그만두고 러닝, 바이크 그리고 간헐적 홈트로 대체 중이다. 배달음식 때문에 많을 때는 100만 원 가까이 나오던 식비도 70만 원대로 줄였다. 전체적인 총소비를 줄이면 좋았겠지만, 결국 소비의 우선순위가 재배치되었을 뿐 총소비액은 2024년과 비슷했다.
소비뿐만 아니라 자산도 재배치했다.
2025년에는 TFSA를 최대치로 채우면서 현금비중을 줄였다.
일 년 내내 직장생활을 하던 2023년과 2024년의 데이터와 2025년 자산 증가를 보면 아래와 같다.
다행히도 투자자산을 총자산의 60%에서 70% 늘리고, 수익률도 총 30% 정도가 난 덕에 CAD 28,000 정도를 모을 수 있었다.
고정 수입이 있었다면 더 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인생에서 꽤 소중할 나의 백수 방학 기간을 포함한 결과치라는 점에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주식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하면 할수록 돈이 돈을 번다는 구조를 실감할 수 있다. 2025년 4월쯤 주식시장이 안 좋을 때 돈을 더 넣었어야 하는데, CRA 사이트(TFSA 최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몇 주간 계속 오류가 나서 불안한 마음에 돈을 넣지 못했다. 최대치를 넘게 돈을 넣으면 벌금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 부분이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백수, 2025년 경제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나쁘지 않았다.
올해는 캐나다 생활을 정리해야 하고, 엄마도 두 달간 방문할 예정이라 소비 패턴과 자산 관리 방식에 또 한 번 변화가 생길 것 같다. 아쉽지만 모든 주식은 8월 안에 한 번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TFSA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건 캐나다 생활을 접는 것 중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그건 차차 미래의 나에게 맡겨두기로 하고, 나의 2025년 연말정산을 마친다.
* 메인사진은 이번 캘거리 여행 때 하이킹에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