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출간 스토리

그래 엄마도 작가야

by 히로

저의 본업은 초등학교 교사이지만

이제는 ‘작가’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2023년 첫 책 『어른의 삶으로 그림책을 읽다』 에세이 집을 시작으로, 2024년과 2025년에 개정 교육과정 관련 통합교과 온책 읽기 실용서 3권을 연달아 집필했으니까요. 그래도 누군가가 ‘작가님’하고 부르면 매우 민망합니다. 게다가 위의 책들이 공저로 작업한 책들이기 때문에 아직 ‘작가’는 아닌 것 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요.

그런데 지난주 단독저서가 나와 출판기념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잘 흔들리는 법』이란 제목의 그림책 마음 묵상 서평집입니다. 2023년의 첫 책과 2026년 『잘 흔들리는 법』 사이에 제게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사춘기를 세게 맞이한 아이들로 인해 엄마인 저 또한 별의별 일들을 다 겪었거든요. 그런 힘든 시간을 보내며 마음이 가난해졌고, 십년만에 다시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수년간 매주 온라인에서 만나 그림책 공부를 하고 글을 써왔던 모임이 있습니다. 출판사 대표님이 그림책 서평 시리즈를 기획하셨는데, 저는 그곳에 ‘믿음’이란 키워드의 서평을 쓰기로 하였습니다.


그림책을 볼 때 저의 눈이 유독 향하던 곳은 이야기 속의 아이들이었습니다. 특히 불안하고 외롭고 소외당하고 두려움에 떠는, 환영받지 못하는 결핍 있는 아이들이요. 세 아이를 키울 때 참 많이 힘들었고 눈물도 꽤 흘렸습니다. 큰 아이는 우여곡절 끝에 자퇴를 하여 학교 밖 청소년이 되었고, 둘째는 입시 위주의 학교 시스템에서 좌절감을 많이 느끼고, 셋째는 어릴때 ADHD를 의심할 정도로 산만한 아이었거든요. 그림책 속 아이들의 힘듦과 아픔은 ‘생생한 나의 이야기’였고, 그 절절한 마음이 씨앗이 되어 아이들의 아픔과 흔들리는 엄마의 불안이 믿음으로 이어지게 되는 15편의 글을 써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한 것은 제가 쓴 글이 제게 가장 영향을 주어, 때때로 마음이 약해지고 힘들어질 때, 그 글의 에너지 덕분에 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과 함께 식탁 앞에 모여 수다를 떨었습니다. 큰 아이는 집중해서 책을 읽더니, 완전 자기들 얘기 썼다며 크게 웃었고 막내는 ‘들어가는 말’만 읽어도 자기 얘기라고 ^^ 본인도 흔들리는 중이라 그런가, 엄마 책이라 그런지 잘 읽힌다고 한마디 거듭니다. 특히 큰 아이가 좋았다는 부분을 얘기해 줄 때는 참 찌르르했습니다. 소중한 삼남매에게 의미 있었다면, 제겐 그게 큰 기쁨이지요. 원래 이럴 생각은 없었는데, 아이들 각각에게 짧은 메시지를 넣은 싸인본을 뒤늦게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 가장 소중한 아이들. 그 아이들로부터 출발한 첫 단독저서.

이제는 누군가가 김혜경 작가님이라고 불러도, (여전히 부끄러움은 있지만) 손사래 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이런 기쁨 또한 감사로 주님께 올려드립니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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