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IN 그림책 | 생애출판사
2021년 봄, 대학동기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림책 모임에 들어오라는 권유였다. 2020년 책방을 차린 남편 덕분에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들던 시기였고, 그 어떤 사적 공적 모임도 전혀 없던 자유롭던 때라 그 제안이 솔깃했다.
5월, 회원이 대여섯 명쯤 되는 모임에 합류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그림책을 읽고 가볍게 수다 떠는 모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림책 만남 후 한 편의 글을 써서 제출하는 ‘그림책 글쓰기’ 모임이었다. 글쓰기를 해본 적도 없고, 글쓰기의 로망도 없었던 나였기에 조금 당황하며 그 시작을 열었다.
『진짜 진짜 거짓말 아니야』란 그림책을 읽고 난 뒤의 추억담을 글로 써 내려갔고, 얼떨결에 제출한 그 글은 내 인생 첫 책의 가장 첫 번째 글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글쓰기는 지금까지 이어져, 나는 이 모임의 중심멤버로 함께 하고 있다.
매주 한 번씩 온라인에서 만나 그림책을 읽고 피어나는 생각과 느낌들을 나누고, 한 편의 글로 써내는 것은 나를 알아가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간이었고, 삶을 보다 나답고 의미 있게 가꾸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 모임을 통해 23년에는 첫 책 『어른의 삶으로 그림책을 읽다(공저)』글 출간했다. 이후에 멤버 교체가 이루어졌고, 이번에 여섯 명의 저자들의 각양각색 그림책 서평 시리즈 6권을 2026년 3월에 출간하게 되었다.
햇수를 더할수록 각자의 색은 더욱 분명해졌다. 공저가 아닌, 단독저서를 써도 될 만큼 각자의 세계는 성숙해졌고 보다 깊어졌다. 그러나 작년 이맘때. 서평시리즈의 주제를 각자 고민하던 때, 나는 개인적으로 꽤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사춘기 아이들을 키우면서 번번이 벽에 부딪혔고, 존재의 바닥을 치는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좌절할 때가 많았고 나는 자주 ‘칩거’를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신창이가 된 나의 마음은 항상 다시 일으켜졌다. 나를 회복시켜 주는 가장 강력한 힘은 믿음이었다. 믿음이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 아픈 시기에 비로소 가장 깊은 곳에서 간절하게, 진실하게 주님 앞에 나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마음을 회복하고 난 뒤 나를 기다려주고, 응원해 준 모임 멤버들 덕분에 다시 모임에 합류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림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게 마음에 끌리지가 않아.”
나의 고민을 들은 동생이 “언니, 언니는 주님에 대한 얘기를 쓰면 어때요?” 란 말을 건넸다. 그렇지, 나를 일으켜 세워주었던 믿음에 대한 서평을 써야지! 그건 너무 쓰고 싶은 이야기지! 글쓰기의 방향은 또렷해졌고, 오래 걸리지 않아 책의 제목도 떠올랐다.
『잘 흔들리는 법』
우리 집 정원에 심은 나무가 20여 종이 넘는다. 이 나무들을 보면서 세상 이치와 인생의 섭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나무의 모습, 시들어가는 나무와 찬란하게 피어나는 나무,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반복하며 더욱 단단해지는 생명. 흔들림 속에서 단단해지는 나무를 보며 깨닫는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구나. 흔들림 속에서 중심과 뿌리가 견고해지게 되는구나!
이 책은 ‘약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안하고 외롭고 두려워하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림책 속 아이들의 흔들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 아이들이었고, 동시에 나이기도 했다. 자녀들을 키우며 좌절하고 방황했던 내 마음이 향했던 곳, 흔들리는 나를 붙잡아주는 세계, 그 유일한 ‘한 가지’는 바로 주님이었다.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는 우리의 영혼, 흔들리지 않는 것들을 남아 있게 하시려고 흔들리는 과정을 허락하시는 주님. 보이지 않는 그 세계에 대한 15편의 글을 ‘믿음 in 그림책’ 안에 담을 수 있었다.
삶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은 우리의 내면을 보다 깊고 단단하게 만든다. 인생의 흔들림을 지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잘 흔들리는 법』을 통해 그 시간을 잘 통과하기를 바란다. 각 글의 끝에는 독자들의 마음 묵상을 돕는 질문을 담았다.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며 각자가 걸어가야 할 길 또한 분명해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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