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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락방의불빛 Sep 16. 2020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음악

【베토벤 로망스 2번】

하루 종일 많은 사람을 만나고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다가도 가끔은 한 없이 외로워질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집으로 돌아가기가 싫어 잘 쉬고 있는 친구를 불러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매번 그럴 수는 없는 일,

그럴 때 음악은 나에게 정말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


아무 때고 불러내도 내게 투덜거리는 법이 없다.

어느 때는 새벽 3~4시를 넘겨 함께 하자고 해도

기꺼이 나와 함께 해준다.


그렇다면 이렇게 언제고 나를 위로해주는

음악이라는 것은 언제부터 존재했을까?


물론 그 이전에도 음악이 존재했겠지만 우리가 보통 음악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중세시대 1천 년을 포함하더라도 약 1,500년 정도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소위 대중음악이라고 부르는 장르의 경우에는 그 역사가 겨우 100년을 조금 넘을 뿐이다.


1,500년에 비하면 굉장히 짧게 느껴지는 지난 100년 동안의 대중음악 역사 속에서도 수많은 천재들이 얼마나 많은 명곡들을 만들어 냈는지 모른다.


하물며 지난 1,500년의 음악 역사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또 얼마나 많은 천재들의 아름다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겠는가?


오늘도 나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진공관 앰프의 전원을 켠다. 그리고는 엘피장에서 아르튀르 그뤼미오가 연주한 베토벤 로망스 2번(F장조 Op.50)을 꺼내 턴테이블 위에 올린다.


곡이 시작되면서 섬세하고 서정적인 소리가 가녀린 바이올린 선율에 실려 나온다.

그 뒤를 따르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예전에 어떤 음악 마니아는 역사상 모든 음악 중에서 300장의 음반만을 골라 평생을 듣고 나머지 음악은 듣지도 않았다는데, 그분의 목록에도 베토벤 로망스가 있었다고 하니 누구라도 한 번은 들어볼 만한 곡이리라.


창 밖을 보니 하늘의 별이 지상으로 내려온 듯, 충북문화관으로 올라가는 언덕에는 하얗게 조명들이

빛나고 있다.


나는 어느덧 '다락방의 불빛'이라는  이 작은

공간 안에서 음악이라는 산소를 공급받으며

우주를 유영하듯 나른해져 있다.

☞로망스
보통 음악에서 로망스라고 하면 낭만적이면서도 시적인 정취를 지닌 자유로운 형식의 곡을 말한다. 베토벤은 총 2곡의 로망스를 남겼는데, 1번이 남성적이고 위엄이 있으면서도 차분한 반면, 2번은 서정적이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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