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라는 고민이 즐거워졌다. 내가 먹을 음식을 만들어 먹는 즐거움. 하얀 그릇에 예쁘게 음식을 담는 설렘. 그리고 그 음식을 나눠먹을 이웃이 있다는 기쁨. 그런 따뜻한 것들로 일상이 채워진 순간 나는 매일 먹는 저녁식사가 맛있어졌다.
혼자 살기 시작한 한동안은 퇴근길에 '오늘은 집에 가면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일은 나를 외롭게 만들었었다. 내가 무엇을 먹는지 찍어서 SNS에 올리지 않는다면 누구도 내가 먹는 저녁식사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매일 늘어나는 배달 음식 용기들을 처리하다 보면 나의 저녁식사는 스스로에게도 관심밖의 일이 되었다.
저녁식사가 맛있어지기 시작한 즈음의 나는 집 근처 카페의 단골손님과 친해졌다. 우리는 같은 동네에서 생활한다는 이유만으로 금방 친해졌다. 한 번은 그가 나에게 샌드위치와 계란장을 저녁거리로 나눠주었다. 배부름에 보답하기 위해 나는 그가 준 반찬통에 닭볶음탕을 만들어 돌려주었고, 누군가의 저녁식사에 기쁨을 줄 수 있게 되어 기뻤다. 그렇게 주말만 되면 나는 집에서 온갖 음식을 요리했다. 유튜브를 보며 생선조림이니 갈비찜이니 하는 평소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그런 것들을 만들어서 나누어 먹었다.
우리는 서로의 저녁식사를 위해 음식으로 대신 함께했다. 혼자 먹는 식사는 누군가 보기에 쓸쓸하고 볼품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시간들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을 때의 나는 내가 매일 하는 고민을 '오늘 저녁은 무엇을 나누어 먹을까?'라고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