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교환일기

1화_ 첫 번째 교환일기

by 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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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은.



너의 첫 번째 편지를 읽고 가슴이 두근두근 하더라?

아주 오래전 초등학교 때, 나나라는 내 베프 친구랑 썼던 교환일기가 생각났어.


그리고 무척 기대가 되었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를 이 교환일기가.

마치 결론을 모르는 영화를

내가 친구하고 제작하기 시작한 느낌이랄까?


우선, 너의 첫 번째 편지에서

영국에서 한국 사람이 가능하면 없는 곳으로 집을 구했다는 대목.

거기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어.

대리만족이랄까.


내가 어디 여행만 가면 '현지식, 현지식' 노래를 했거든?

에어비앤비로 현지 집이랑 host 구하고?

레스토랑도 현지인들이 가는 데로 가고?


난 해외 가서까지 한국인들 바글대는 곳에

또 한 명의 한국인으로 껴있기 싫더라고.


한국인으로서 누가 뭐라고 안 하는데도

혼자서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있나 봐.


그래서

이건 나의 '여행 철학?'같은 거였는데 말이지.


근데 이번에 파리여행을 계획하는데...

내가 글쎄 '한인빈막'을 찾았다?


그전까지는 무조건 에어비앤비로 "슈퍼호스트 현지인"을 찾았는데 말이지.


왜 그랬나 생각해 보니까

남편하고 아이랑 같이 가는데

남편은 일로 너무 바빠서 여행 계획에 대해서는 뭔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내가 다 해야 할 것 같은데

현지인 있는 곳으로 가면 어레인지도 다 내가 해야 하고...

의사소통도 다 내가 하고.. 그런데

갑자기 피곤하게 느껴지더라?ㅎ


외국인들 사이에서 부대끼는 게

처음으로 새로움, 신기함, 설렘이 아니라

좀 귀찮다... 는 생각이 들어서

'뭐야. 나 늙었나?' 싶었지.


근데 늙었다기보다...

이번 파리 여행은 좀 신경을 놓고 싶은 것 같아.


그 뒤에 런던에서는 아이를 타지에서 책임지는 유일한 보호자로서

아무래도 긴장을 하게 될 테니까..


그전에 셋이 파리에 있는 동안은

한인민박이라는 편안함을 추구해 보자. 싶었어.


그래서 그런지 너의.

한국인 없는 곳으로 집을 얻었다는 대목이

나에게 더 크게 다가왔나 봐.


그리고 내가 머물게 될 너희 집이

한국인이 없는 그런 곳이라는 게 벌써부터 엄청 기대가 돼.


그냥...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잊을 수 있는..

그런 곳일까 하고.


사실 어떤 곳이든

나에게는 너무나 새롭고 신기한 곳일 거야.


그런 곳에 나를 초대해 주다니.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그런데 얘기하다 보니, 너의 질문에 대답도 못했네.

왜. 강남으로 이사했냐고?

대치동 엄마로서의 삶은 어떠냐고?


그 질문을 읽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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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 나 대치동 엄마는 아닌데!"

하는 반응이 먼저 나오더라?ㅋㅋㅋㅋㅋ


난 엄밀히 말하면 개포동 엄마고.

대치동이랑 그 옆 개포동은 살아보니까 꽤 다르더라고?


어쨌든. 이 흥미로운 질문에 대해서는

조만간 답해볼게...!


그리고 우선. 우리. 축하하자!

교환일기를 시작한 2025년 7월을!


요즘 든 생각인데.

별일 없어도 건수 잡아서

건건이 축하를 좀 하고 살고 싶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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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경축~~~^^!!!

2025년 7월 17일. 첫 교환일기를 쓴 날.






매거진 [영국엄마와 강남엄마의 교환일기]는

런던에서 살고 있는 두 아이 엄마와

강남에 살고 있는 한 아이 엄마의

교환일기입니다.

네이버와 브런치에 각자 연재중입니다.


다은의 첫번째 편지를 보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로 가시면 됩니다.

https://blog.naver.com/nina1315/223939147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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