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사와 말기암 중에 뭐가 더 나을까

Diogo jota의 죽음 앞에서

by 유하나

며칠 전 아들과

영국 리버풀에 축구 경기를 보러 다녀왔다.


많은 것들이 인상적이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최근에 죽은 축구선수 Diogo jota의 얼굴이었다.


나는 그의 이름조차 제대로 읽지 못할 만큼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아는 것이라곤

어느 날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사실뿐.


그의 생전의 모습이 벽에 그려지고 있는 중
사람들이 쓴 메세지
벽화 외의 곳에 더 이상 쓰지말아달라는 메세지


사람들이 그의 모습을 벽화로 그리고 있었고

벽화 아래의 바닥과 벽에는

그에게 하고 싶었던.


그러나 결국에 그의 귀에 닿지 못했던 말들이 쓰여있었다.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들이 넘쳐흘러

말 그대로

메시지가 벽화를 넘쳐흐르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허락되지 않은 곳에

메시지를 쓰지 말아 달라는 안내문까지 붙어있었다.


경기장에 더 가까이 가자

생전의 그의 전신 모습이 세워져 있었다.

그 주위로 뒤덮인 수많은 꽃, 카드, 옷....




그 장면을 보고 있다가

엄마 생각을 했다.


교통사고가 나을까?
말기암이 나을까?


나는 내가 선택할 수도 없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인생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 주었던 두 여자가 죽었다.


엄마는 살아있는 미라같이 되어서야 겨우 죽었고,

할머니는 몸이 관에 안 들어갈 정도로 부어서야 겨우 돌아가셨다.


질병으로 삶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하나씩 하나씩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 늘어나다가

속수무책, 무방비 상태, 엉망진창으로

육체가 미쳐버린 후에야

겨우 숨이 끊어지는 것이었다.


엄마는 "난 죽는 건 안 무서운데

죽기까지가 얼마나 힘들지...

그게 무서워."라고 했는데


걱정이 그대로 실현되었다.


나는 질병으로 서서히 죽는 게

그렇게까지 힘든 것이라는 사실을

굳이 이렇게 빨리는 알고 싶지 않았는데

알아버렸다.


다시 한 젊은 축구 선수의 사진 앞에서

생각해 본다.


교통사고가 나을까

아파서 죽는 게 나을까.


아직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일본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작가는

독자들에게

췌장이 아파서 죽을 줄 알았던 여자 주인공을

살인사건을 통해 죽임으로써

극적인 반전을 선물한다.


사고사냐

질병사냐를 고민하는 나에게

하나님은

어떤 반전을 선물해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