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여행 다녀올게!"
2025년 7월 31일 목요일.
엄마 꿈을 꿨다.
파리 6일째 여행 중인데
느닷없이 꿈에 엄마가 나왔다.
엄마가 꿈에 나오는 날엔
깨고 나서도
일부러 더 꾸고 싶어서
눈을 감고 애써 꿈을 연장해 보려고 애쓴다.
연장이 되나 싶어
꿈꿨던 내용 다음을 계속 상상해 보지만
보통은 실패한다.
실패가 확실해지면
이제 그건 포기하고
바로 핸드폰을 붙잡고
꿈에서의 엄마의 모습을 기록한다.
일어난 지 30분만 되어도
꿈에서의 생생한 엄마의 목소리나 촉감이 기억이 안 나고
현실을 살게 되곤 하니까.
오늘 꾼 꿈은 다음과 같다.
숙소에 가족 모두 같이 있었다.
엄마가 갑자기 커다란 여행가방을 끌고 나오더니
이렇게 말하며 순식간에 나갔다.
엄마 다녀올게!!
아주 가벼운 발걸음으로
나에게 인사 딱 한 번을 하고.
'어? 그런 계획이 있었나?
이상하네.
엄마가 어디를 저렇게 쿨하게 나가지?'
엄마는 평소 '쿨' 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자식 사랑으로 늘 찐득찐득했다.
걱정하고 후회하고 미안해하는 쪽.
나는 이상하게도
나한테 별말도 없이 한 번에 나가버린 엄마가 아쉬워서
남동생에게 물었다.
엄마 어디 간 거야?
남동생은 말했다.
'얘기했었는데~ 까먹었어?
영화라는 친구랑 일주일만 여행하다가
다시 합류한다고 했잖아!'
이상하게 마음이 휑했다.
갑자기 그 장면에 아빠가 등장했다.
난 적잖이 놀랐다.
아빠가 같이 여행을 하고 있었나?
엄마가 있을 때 아빠와 함께 있는 건
그럭저럭 별생각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없어지니
아빠랑 내가
몇십 년간 같이 살긴 했지만
친한지.. 잘 지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진다.
마치 셋이 떠난 여행에서
제일 친한 친구가 갑자기 없어진 느낌.
별로 안 친한 친구랑 둘이 남은 느낌.
당혹감.
깨고 보니
이 꿈.
심하게 은유적인데?
갑자기 삶이라는 여행에서 혼자 떠나버린 엄마.
얼마 후에 천국에서 다시 만날 엄마.
그게 꿈에선 일주일이라고 했는데.
인생은 그렇게 짧지.
그리고
예기치 않게 아빠와만 해야 하는 남은 삶.
느닷없이 꾼 꿈이
이렇게 상징적일 수 있나?
당황스러운 마음을 안고
꿈속에서의 엄마의 마지막 음성을 계속 떠올려본다.
"엄마 여행 다녀올게"
"엄마 여행 다녀올게"
"엄마 여행 다녀올게"
"엄마 여행 다녀올게"
"엄마 여행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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