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엄마 산소에 왔다.
이곳은 올 때마다 아름답다.
조각 공원에 온 듯.
그리고
사랑받고 사랑했던 이들이 잠들어 있다.
엄마는
시어머니. 시아버지보다 더 일찍.
평균수명보다 훨씬 더 일찍 죽는 바람에
집 근처에 있던 시댁 묘에
어영 부영
같이 안치되었다.
사진은 할아버지의 협찬을 받아
위 어르신들것까지 다~
내가 업체에 의뢰했는데
엄마 표정이 리얼하다.
왔어??!!
하는 것 같다.
잘했다고 할지
잘못했다고 할지
자신이 없다.
하필이면 넌 이렇게 이상한 표정을 한 사진을 붙여놨냐고
혼이 날 것도 같다.
엄마의 유품 중에 하나인
성경책을 챙겨 왔다.
엄마가 밑줄치고
형광펜 치고
이것저것 끄적인 것을
손으로 어루만져 본다.
손과 손이
시간차를 두고
종이 위에 만난다.
두 살 정도까지 보았던 손자는
이제 이렇게 컸다.
할머니 산소 앞에서
잠자리를 잡는다고
채 하나를 들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다.
곧
잠자리 잡기를 포기하고
밤을 따보겠다고 나무를 쑤셔댄다.
덕분에 나는 잽싸게 글을 쓸 짬을 얻었다.
정말로
자연은 아이들의 최고의 친구이다.
오늘의 수확 : 밤 1알
이거라도 건져 천만다행이다.
하나도 못 건졌으면
집에 안 간다고 할 텐데
집에 가서 삶아 먹어보자고 하니
순순히 나선다.
덕분에 나는
큰 찜통에
밤 한 톨을 찌고 있다.
하늘에 있는
외할머니의
추석 선물
밤한 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