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새 아내

by 유하나

2025년 추석.


새어머니와 맞이한 첫 추석이었다.


아빠는 엄마와 있을 때보다

새어머니와 있을 때

더 많이 마주 보고 웃고 이야기했다.


새어머니는

엄마보다

아빠의 말에

더 많이 맞장구 쳐주고 질문하고 웃었다.


나는 생각했다.


이상하다...



'엄마가 했던 당연한 것들.


엄마가 40년 넘게 한결같이 했던

추석 음식 같은 것들이

새어머니가 한 번 했더니

아빠에게 매우 고마운 것이 되었네?'


'엄마는 왜 새어머니처럼 아빠와 대화하는 관계가 되지 못했을까?'


'아빠는 왜 저렇게 엄마한테 뭐든지 잘했다고 응원해주지 않았을까?'


왜 사람이라는 존재는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일 때

그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잘 못할까.


저번에 친구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나이 드신 부모님과의 여행이 힘든 건

다른 게 아니라

이 길로 가야 한다느니

음식점을 왜 여기를 가자고 하냐느니 하는

아무것도 아닌 걸로

두 사람이 1초마다 싸워서라고.




오늘

최대의 수혜자는

갑자기

내 남편이었다.


"나는 새결혼 하지 않아도

결혼 10년 차가 넘는 남편을 제일 사랑하는 아내가 되어야지."


가는 차 안에서

운동 안 한다고 구박을 했는데


오는 차 안에서

애교를 떨었다.


아빠와 새어머니처럼

마치 우리

새 결혼한 것처럼


우리..

그렇게 살아보자고.


나의 엄마는 못했던 그것을

나는 해보아야지.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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