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
수학 집공부 동지
다은!
필즈 수학학원 끊고
집에서 준이를 한 달 수학공부 시켜본 후기를 남기려고 들어왔어.
한 달 정도 해본 지금 상태로는
매우 만족!
별 5개!

우선. 좋은 점!
1. 자기주도학습 연습이 제대로 되고 있어.
추석이고 뭐고
학원 일정과 상관없는 루틴!
매일 하는 거 진짜 좋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나한테 그랬거든?
뭔가 월. 목 이렇게 두 번 하는 것보다
월화수목금토일 똑같이 계속하는 게 더 쉽다고.
나 그때 안 믿었는데
이제 보니 진짜 그런 것 같아.
습관형성에 너무 좋아.
일단 뇌가 할까 말까 하는 여지가 없이 그냥 하게 돼.
추석이고 뭐고 오늘도 했어.
어제도 했고.
학원은 한 번에 3시간을 하긴 했지만,
일주일에 2번 가면
그 요일은 오가느라고 4시간 잡아먹고
그 요일 아닌 날은 숙제하느라 저녁마다 난리고.
아이 입장에서는
요일마다 어떤 계획이 머릿속에 있어야 하는데,
그런데 아직 어기리도 하고
공부에 동기가 있을 나이가 아니라
머릿속에 없단 말이지.
내가 지금 학원을 가야 하는지?
다녀와서는 그럼 뭘 해야 하는지?
안 가는 날은 그럼 시간 안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모든 게 어른도
메타인지를 무척이나 발휘해야 하는 일이잖아?
(야무진 애는 하기도 하겠다만..)
그리고 실제 학원 시스템도 아이 주도로 돌아가지를 않아.
학원에서 알림 문자를 엄마 폰으로 주니까.
공부는 애가 하는 건데
애 스스로도 자기가 공부를 주도하는 느낌이 들기 힘들고,
자기가 뭔가 통제감을 느끼기도 힘든 구조인 것 같아.
숙제 분량도 시키는 대로 해야 하고 말이지.
아이의 불만은,
학원 가기 싫은 데 가야 하고,
다녀와서는 숙제를 또 하라고 하고,
일주일간 질질 끌려다니는 느낌.
피곤한데 내가 원하는 건 못하고 하루 다 갔다. 이런 느낌... 이 쌓이는 것 같더라고.
근데. 그런 게 없이
집에서
그냥 매일 똑같은 분량을
하기로 합의를 하고,
애가 받아들이고 습관이 되고 나니까
매일 하는 것,
그게 더 쉽더라고?
물론.
한 번에 하는 시간은 훨씬 적지.
근데 모으면 공부량은 일주일로 봤을 때 더 많은 것 같기도 해.
어쨌든 공부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가 자기 공부를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아이가 무척 느끼고 있는 것.
나는 오늘 내가 뭘 할지 알아.
이건 할 만 해.
조금 놀고 몇 시에 시작해야지.
매일매일 이것만 하고 놀면 돼.
할만하고 할게 분명하네?
난 오늘도 오늘치 수학 공부를 해냈어.
이런 느낌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서
한 달 집 수학 공부는 이 면에서
너무나 큰 수확이라고 봐.
2. 초초초초 맞춤형 교재와 맞춤 일정
개별화 학습보다 더 좋은 학습 있어?
맞춤형. 개별화.
집공부는 이걸 보장해 줘.
오늘 점심부터 갑자기 애가 열이 올랐어.
그럼 내일은 수학 공부 쉬는 날!
이런 융통성.
너무 좋더라.
평일에 아프거나 꽉 찬 일정 같은 게 있으면
그날은 안 할 수 있고,
그대신 주말에 빠졌던 그 하루치를 하는 거야.
(이 정책도 초등 수학 공부 책들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한 거야)
학원 다니면
보강하느라 스트레스
빠지면 학원비 본전 생각나서 스트레스인데.
그런 게 없어서 너무 좋아.
교재도 완전 준이한테 맞게 개별화했어.
(이건 한 달 해보니
더욱 명확히 알겠어.
내 아이에게 맞는 교재 고르기는
일단 해봐야 아는 부분인 것 같아.
시행착오가 필요한 영역.)
필즈 다닐 때 올해 9월에
초2가 초5 것까지 다루고,
내용도 초6까지 막 나오더라고.
물론 소화가능한 애는 받아먹으면 되지만
준이는 어떤 건 이해하는데
어떤 건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를 잘 못하고
(뇌가 아직 안 영글음)
더 심각한 문제는
현행(초2)과 조금선행(초3) 내용을
완전학습, 심화학습이 충분히 안되었는데,
그것과 상관없이
학원 극선행을 허겁지겁 막 따라가야 하는 구조인 거야.
뭐 하는 건가 싶었거든?
학원은 학원 진도대로 나가고
집에서는 또 따로 자기 학년이나 약간 윗학년까지 다루려니...
아니 근데 영어도 해야 하고
책 읽기는 다들 제일 중요하다 그러고
그럼 안 중요한 게 뭐냐??

근데
지금 하고 있는 수학 공부는
1. 연산 -1일치씩
2. 사고력 - 2장씩
3. 교과 -1장씩
모두 약간 선행(초3 중후반)으로 다지기를 하고 있어.
연말까지는 이렇게 다지면 될 것 같아.
할만하니까 아이의 짜증이 거의 없어졌어.
물론 최상위 수학 풀 때는
안 풀린다고
극렬한 신경질을 낼 때도 있긴 하지만.
이건 뭐.. 수학 공부에서 있게 마련인
너무나 건강한(?) 괴로움이라고 봐.
3. 아들과 관계회복 수학 공부 흥미의 회복
요즘 엄마로서의 나의 역할은.
일단
1) 몇 시부터 할래? 묻는 것 (보통 집에 와서 30분 내로 시작하도록 권유하지만
결과적으로 자기가 정하도록)
2) 풀 때는 맞은편에 앉아서 책 읽기
3) 답 맞춰주기
4) 열띤 응원
애가 푼 다음에 이 답이 맞냐고 물으면
"이야! 집중해서 하더니
답을 어떻게 이렇게 구했어?!!" 하며
방송국 알바 수준의 엄청난 리액션을 하면서
물개박수를 치는 건데,
이게 꽤 효과가 좋더라고?
그리고 '노력'과 '태도'이야기를 엄청하면서
"내가 너의 노력에 감동했다~
너의 태도에 감동했다~
너의 꾸준함에 놀란다~ 하면서..
사실 아들 엄마의 평생에
오직 한 가지 할 일은
'인정해 주고 믿어주기' 라던데
난 그게 참 어렵더라.
학원 테스트와 숙제 일정에
애를 껴맞추려고 닦달하면
'믿어주고 인정해 주기'는 불가불가...
왜냐면 스스로는 못하기도 하고, 안하더라고!!!
근데 집에서 소량을 매일 스스로 하게 세팅하니까
정말 관계가 좋아지더라.
또... 집공부의 좋은 점을 생각해 보니..
4. 나의 일상의 여유?
물론 매일 40분여를
아이 앞에 앉아 있어야 했지만
이건 원래 하던일이었으니..
어차피 학원을 다녀도 어려운 숙제시키는 건 내 몫이었으니까.
이게 훨씬 낫고.
저번에 저녁준비가 급해서 몇 번 일어섰더니.
초반만 딱 같이 앉으면
뒤는 혼자서도 잘하더라고~
그리고
차 막히는 대치동 라이드가 없어지니
진짜 숨통 트이고..!
5. 아이도 시간이 많으니 자기가 좋아하는 것(운동, 체스)을 할 시간이 많아져서 일상이 기분이 좋음.
원래도 운동을 많이 하던 애가
더 많이 하고있어.
밤마다는 듀오링고에서 체스를 두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무 좋은건
6. 학원비 아낌!!!이지..

다은.
일단은 이렇게 수학 집공부는 순항 중인데,
잘 모르겠는 것들도 있어.
1. 공부 시간
현재 준이는 하루에 40분~45분 정도를 하고 있는데,
시행착오를 거쳐 줄인 거야.
어떤 초등 수학 책들에서는
하루에 1시간 30분을 하래.
첨에 애가 미치려고 하더라고?
그래서 1시간으로 했는데
그것도
중반 이후부터 짜증내고 소리치고 난리더라?
그래서 시간이 아니라 '양'으로 바꾸고,
최적의 양을 찾은다음에
최적의 시간이
준이는 현재
40-45분이더라?
초등학교 1교시가 40분인 이유가
이런 걸까?
뇌과학적으로?
(미안.. 요즘 온갖 것이 다 뇌 관련으로 보여섷ㅎ)
일단은...
일관성과 꾸준함을 배우자.. 하며
이 정도만 하고 있어.
1시간 30분...?
이게... 좀 더 나이가 먹으면 가능해지는 건지?
그걸 잘 모르겠어.
아니면 지금부터 안돼도 연습해야 하는 건지?
아님 한번에 45분으로
하루에 두번을 해서 1시간 30분을 하는 습관을 들여볼까?
하루에 수학 두번이라니..
나라도 그건 넘 싫을것 같은데..
그걸 모르겠더라?
너의 아들의 경우는 어때?
2. 나의 욕심, 그리고 고정관념과의 내적 싸움
그리고..
이건..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인데.
'오래 공부하면 더 잘할 것 같다'는
틀린 믿음.
'더 어려운 수학 개념(극선행)을 연습시키면 더 잘할 것 같다'는
틀린 믿음.
'수학 영재들 사이에서 내 아이를 공부하게 하면 더 잘할 것 같다'는
틀린 믿음.
과 가끔..
아니
자주 싸워.
애가 나의 헬리콥터 맘의 성향을
불행 중 다행으로
받아주지를 않아서
못하고 있어~~
여기 강남은 헬리콥터 엄마가 신나게
같이 헬리콥터를 타는 아이도 많더라고.
수학에서도 날고 기는 애가
TV에서 말고
일상에서
보이더라?ㅎㅎㅎㅎ
OO 경시대회, OO 영재원 공부 병행하는 애도 정말 많고.
40분이 아니라
2-3시간도 꿈쩍 않고
수학 문제 풀어 제끼는 애도 정말 있더라?
(준이 반 친구.같은 나이. 어떻게 같은 나이인데??신기.신기..)
수학 학원 하루 더 다니겠다고
두 번 다니게 해달라고
엄마 조르는 준이 친구도 있어.
(실제 존재함)
근데 헬리콥터 맘이 될 수 없게
모~~~~든 사항에
내 아이가 해당하지 않더라고.

그게,
내가 작년부터
필즈 수학학원,
CMS 수학학원,
선행,
경시대회 준비.
공부방 과외를 시켜본 후에
알게 된 사실이야.
그래서 나는 다행히
헬리콥터 맘이 못되고
욕심 다 내려놓고
아이의 수준과 상태에 최적화된
엄마표 수학을 하는 엄마가 어쩌다 됐네?
물론
나는 준이가
앞으로 수학을 즐거워하길 바라고
잘할 수 있다고 진심 믿어.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그리고 극단적으로 말하면
나도 경시대회 영재반 이런 거 안 해도
대입수학만 해서 잘 살아왔으니까
수학 때문에 원하는 진로를 포기하지 않아도 될 정도.
수학이 싫어서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뭔가 결정할 때 수학을 피해 다니는 쪽으로 의사결정하지 않게.
그 정도로
국가교육과정을 완전학습을 하는 정도만
수학 공부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그것만으로 대단한 것이고(특이 이과 수학) 쉽지않고.
그런데도
공부방 선생님이
"황소 입학 테스트를 보기라고 하려면
(황소 붙기가 아니라)
초2 때는 적어도 어디까지 선행을 빼야 해요~
황소 입테를 보는 게
애들한테는 자신감의 문제거든요?
안 가도 되는데
시험 공부해 보는 건 의미가 있죠~~
왜 그걸 미리 안하시려 하세요?
"
하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내 철학이 맞는지 확신이 잠시 흔들려.
다은.
내가 지금
이렇게
집에서 평화롭고 즐겁게 수학공부를 시키던 시절을
혹시나 후회할까?
아닐 것 같은데
잘 모르겠어.
하지만
모~~~~ 든 수학 공부 책들에서는
중요한 게
'자기주도학습능력'
과
'심화를 스스로 풀어보는 경험으로 길러지는
수학적 사고력'이라고 하던데...
'OO 학원 준비를 해봤다.
OO학원을 다닌다
OO문제집을 풀어봤다'가 아니라!??
어쨋든
모든 교육은 정답이 없고,
그 애를 객관적으로 잘 관찰하는 게
전부!라는 게 내 신념인데
이 진리가
이상하게
강남 한복판에서
자주 흔들려.
준이는
집공부를 한 뒤로
지금까지 수학공부 하던 어떤 때보다
정말로 편안해 보여.
'할 만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우선은
연말까지 해보고,
좋으면 더 해보려고.
그리고,
아!
이것도 깨달았어.
뭘 안 하고 있으면서
사교육 시장의 소식을 들으면
따라가야하나 하고 불안하지만,
매일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고 있으면
불안이 덜하다.
혹은
거의 불안하지 않다.
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건
엄~~~ 청난 일인데,
그 엄청난 일을 아이가 하고 있으니
그걸 응원하는 나나
하고 있는 아이나
충분히 축하해도 된다고 믿어.
남편은 축하의 의미로
아들 친구들과 함께 스크린 야구장을 데려가기로 했어~
'매일'은
배신이 없으니까.
다은.
넌 런던에 학원이 없으니
아이들이 한국 문제집을 사서
수학을 집에서 공부할 수 밖에 없다고 했지.
선택의 여지가 너무나 많은 여기 강남에서도
일단 초등수학은
집공부의 매력이 큰 것 같아.
(습관만 잡힌다면)
수학 집공부의를 결심할 계기를 마련해 주어 고맙고
동지가 되어주어 고마워.
너희 집 9월 한 달 수학 공부 이야기도
정말 궁금해~
시간 될 때 들려주길 바라..^^!
매거진 [영국엄마와 강남엄마의 교환일기]는
런던에서 살고 있는 두 아이 엄마와
강남에 살고 있는 한 아이 엄마의
교환일기입니다.
네이버와 브런치에 각자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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