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마실 생각을 하면 행복해진다.
나의 지인들은 모두 아는 나는 맥주광이다.
하루의 고됨은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탄산이 목으로 넘어가는 즐거움이 너무도 좋고, 그것은 아직도 유효하다.
하지만 맥주는 마시는 습관이었다면, 와인은 정말이지 마시는 즐거움이다.
올해부터 엄청나게 진중해진 나의 와인 라이프를 브런치에 기록해야지 :)
와인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재밌습니다
정말 와인은 어려웠고, 아직도 어렵다고 느껴짐에는 틀림이 없다. 다른 주류는 접하고 나서 맛이 쉽게 습득되는 반면, 와인은 너무도 다양하고 다양하고 다양하다! 같은 포도 품종이어도 나라, 지역, 생산자, 빈티지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 도무지 알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좋은 기회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차분히 접하고 나니 이제는 그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알아가는 재미로 변했다. (감사하고 감사한 나의 와인 은인!ㅎㅎ)
와인을 사러 갈 때면 수많은 에티켓에 대체 이 것은 무슨 맛일지 가늠이 되질 않아 추천받고 후회 하기 일쑤였는데, 이제는 그래도 포도 품종을 보면 나라를 보면 지역을 보면 대략적이 맛이 그려진다. (물론 전부는 아니고 화이트만 약 30% 정복한 느낌 ㅎㅎ)
강렬했던 기억 속의 와인이 있습니다
정말 와 알 못이었던 20대의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쉽고 또 아쉽다. (더 빨리 재미를 느꼈더라면, 나는 얼마나 많은 와인을 마실수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하하) 기억에 남는 첫 와인은 남편과 연애 시절의 화이트 와인이다. 이름도 품종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는 아직까지도 없어진 그 와인바를 그 와인을 두고두고 이야기한다.
남편의 31살 생일날 홍대 언저리의 와인바를 가서 화이트 와인을 고르려고 하다 너무나도 종류가 많아 추천을 해달라고 하였다. 남편은 "모스카토 다스티 같이 단 와인은 너무 싫어요. 저는 (음식쓰레기 향이 약간 나는) 시큼한 느낌의 와인을 마시고 싶어요."라고 꽤나 구체적으로 요청을 했는데, 가게 사장님은 정말 다스티 안 먹는 사람 너무 좋다면서 우리에게 폭풍 칭찬과 함께 어떤 와인을 추천해 주었었다. 그 맛은 기억나지 않지만 몇 년이 지난 후의 지금까지도 오빠의 그 표현이 기억에 남는다.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모두 기겁하겠지만, 왜 하필 음식쓰레기에 비유했는지 알 수 없으나 함께 와인을 마셔온 나는 그 향과 느낌을 확실히 알고 있다. 선생님의 말을 빌리자면 자두나 복숭아의 잘 익은 느낌의 과실 향을 그렇게 표현을 한 것 같다고 하셨다.
항상 화이트 와인을 고를 때면 저 문장이 떠오르고 우리는 그런 와인을 찾아가는 즐거움을 나름 즐기고 있다. 지금까지 부합한 것으로는 피오체사레 가비, 로버트 몬나비 퓌메 블랑, 안셀미 산 빈세죠이다.
앞으로도 와인 방랑 스토리가 계속될 예정입니다 :) 아직은 미숙하지만,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 자주 소통하고 싶어요! #와인 #와인라이프 #음주생활 #와인방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