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공동체와 함께 걸어온 한 해의 기록
작년 10월 8일 화요일, 김영숙 코치님의 '나를 안아주는 글쓰기 1기'를 시작으로 이설아 작가님이 이끄는 글쓰기공동체 '다정한 우주'를 거쳐 ‘북극성’ 과정에 입문했다. 본격적으로 글을 써보기로 결단한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들어선 것이다.
분주한 일상 탓에 내 안의 불씨가 공중에 흩날리다 어느새 사라져버릴까봐 다급히 시작한 글쓰기였다. 삶을 그때그때 정돈하며, 감각하며 가고 싶었다.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줄곧 글쓰는 사람, 아니, 자신의 이야기를 또렷하게 말하고 쓰는 사람들을 동경해 왔다. 나의 언어를 찾고 싶어서 길을 나서고 보니, 켜켜이 쌓여있던 나의 이야기들을 뒤적여봐야 했다.
이리저리 뒤적거리다 간신히 찾은 나의 언어는 소박하다 못해 비루하다 여겨질 때가 많았다. 그래서 더 입과 손을 떼지 못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토록 많은데, 당최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도대체 무엇인지를 정확히 전하지 못했다. 사실 솔직하지 못했던 것이다. 용기가 없어 차마 속내는 꺼내보이지 못하고, 실타래 풀듯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을 뿐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깊숙이 들여다보는 일은 결국, 본연의 나 자신을 만나는 일과 맞닿아 있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더 명확해졌다. 글을 쓰며 나에 대한 힌트를 얻었고, 글쓰기 공동체에 합류하면서 그 힌트는 좀 더 선명해졌다.
섬세한 감각을 지녀서일까. 사실 나는 이것저것 걸리적거리는 게 많이 느껴지는 사람이어서, 내가 감각하는 많은 것들이 괴롭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주변에 누군가 걸려 넘어질만한 것들은 없는지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나와 결이 비슷한 사람들을 마주했다. 그들을 따라 걷다보니 글쓰기 공동체에 이르렀다. 그간 나를 곧잘 피로하게 했던 섬세한 감각은 글쓰기 속에서 빛날 수 있다는 것을 함께 하는 사람들 덕에 발견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내게 주어진 것들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곁에 있는 친구도 함께 잘되기를 바랐다. 시험 기간에도 누군가 모르면 이해할 때까지 서로 설명해 주고, 시험 범위를 서로 체크해 주고, 때로는 내가 꼼꼼히 필기한 것들을 빌려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홀로 우뚝 서서 무언가 이뤄내는 보람도 만끽하고 싶은 나날들도 있었지만, 사람들과 함께 힘을 모아 무언가 이뤄가는 기쁨이 훨씬 더 컸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서일까. 나의 글쓰기 여정에도 어김없이 ‘공동체’가 따라 붙었다. 나의 무엇이 이 자리로 이끌었을까. 나의 필요로 시작했지만 그것이 누군가의 필요와 연결되기를 갈망함이 나를 ‘공동체’로 이끌었나보다. 나의 결핍이 결핍으로 끝나지 않고,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되는 것을 글쓰기공동체에서 경험했다. 자신의 글 한 편을 써내기까지 홀로 치열히 사투하면서도, ‘끝내 써내고 말 것이다.’라며 자신과 서로를 믿어주기로 결정한 사람들과 한 해를 걸어왔다. 고되더라도 서로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온기를 품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내게 더 없는 기쁨이었다.
매주 화요일 혹은 목요일 밤 9시 줌으로 만나 11시까지 각 자 써온 글을 미리 읽고 합평을 했다.
글을 쓰면서 왜 나는 이런 삶을 갈망해왔고, 이런저런 모양새로 살아가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멀리하고 싶고, 무엇을 내 품에 한 가득 담고 싶어 하는지,
어떤 것은 되도록 숨기고 싶고, 어떤 것은 훤히 드러내 보이고 싶은지를 재차 확인해가는 여정 중에 있다.
어느 때는 내가 발견한 조각 하나에 수많은 감정들이 나를 에워쌀 때면 나도 모르게 쪼그라들기도 하지만, 등을 맞대고 있는 사람들 덕에 나는 다시 활짝 피어나기도 한다.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 모르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신중해서 output이 느리게 나와도 내가 잘하는 거, 충실히 꾸준한 거 하나 딱 잡고서 걷다, 뛰다, 그러다 숨차면 한숨 돌렸다가 여전히 성실히 가보자.
지금껏 나의 현재보다 나라는 존재가 담고 있는 가능성을 들여다봐준 다정한 시선들을 기억하며, 꺼내보이기 주저했던 맨주먹을 이제는 활짝 펴서, 조금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글쓰기 여정을 걸어가보기로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글을 써보려 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내년 1월에 시작하는 글쓰기 여정도 이어가보려 이렇게 실타래 풀듯 주저리주저리 써 본다.
※ 결론은, 아래에 태그한 글쓰기공동체 강추합니다!
너무 소중하고 애틋해서 나만의 보석함에 넣어두고 싶은 모임이지만, 그렇다고 또 좋은 거 혼자만 알자니 마음이 편치 않아 나누는 아릿가리한 글이었습니다.
#나를안아주는글쓰기
#다정한우주
#북극성
사진 : '나를 안아주는 글쓰기' 모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