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언어를 찾아서

어쩌다 에세이

by 열매


스무 살 때, 누군가와 대화 중 나는 시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문예창작을 전공한 한 사람이 내게 시집을 많이 읽으라고 했다.

왜 나는 그때 시인이 되고 싶었을까.


그때의 나는 마치 보물 찾기를 위한 글을 썼다. 보물을 곳곳에 숨겨두고, 누군가 그걸 발견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런데 어쩌다 에세이라니. 이제는 보물을 숨기는 대신 누군가의 앞에 펼쳐놓아야 한다.


내가 쓰는 글은 여전히 일기와 에세이 그 사이 어딘가를 헤맨다. 지금의 내 삶처럼.

가끔은 내가 숨겨둔 보물의 위치를 내가 잊어버려, 당최 찾지 못하고 헤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글을 다시 쓰면서 그때의 대화가 떠올랐다.

다른 언어들을 헤집으며 결국 찾아낼 나의 언어를 기다린다.

혼자 감당하려고, 내 안에서만 답을 찾으려 애쓰기를 이제 그만두기로 한다.

그래서 다시 다른 사람의 글을, 그들의 삶을 다시 읽기 시작한다.


한 편의 글을 내야 하는 순간이 또다시 다가온다. 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