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별의 시선

by 문객

안녕, 별아. 솔직히 오래전부터 나는 너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이 궁금했어. 너는 늘 어둠이 찾아와야 비로소 저 먼 곳에서 네 모습을 보여 주면서 수많은 신비의 이야기만 남겨 왔던 것 같아. 얼마나 사람들이 네 모습이 궁금했으면 네가 있는 곳마다 조각조각 88개의 구분을 하고 각 자리마다 이름을 붙여주었을까. 그리고 이것으로도 너의 존재의 신비를 알 수가 없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과 사랑 등의 감정을 바탕으로 너를 통해 수많은 이야기를 남겨왔던 것 같아.


별아, 우주 공간에 있는 너에게 우리가 붙여준 이름들에 대해서 알고 있니? 황도 12궁을 바탕으로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 게자리, 사자자리, 처녀자리, 천칭자리, 전갈자리, 궁수자리, 염소자리, 물병자리, 물고기자리 등이 있고 이외에도 오리온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 페가수스자리, 헤라클레스자리 등이 있어. 그리고 각 별자리마다 인간들의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 있단다. 특히 그리스 신화를 보면 너의 모습은 마치 인간 삶의 모든 욕구와 갈망 등을 다 담고 있는 존재로 묘사되어 있어.


별아, 너는 늘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자 꿈의 실현을 위한 소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알고 있지?. 사람들은 무언가 간절하게 바라고 원하는 일이 있을 때면 네가 보이는 밤하늘을 찾아 두 손을 감은 채 너를 향해 기도를 하곤 해. 그 순간 너는 마치 절대자의 숨은 영혼이 담겨있는 존재처럼 다가오는 것 같아. 윤동주 시인은 그런 너를 향해 시인으로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은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노래하기도 했어. 그리고 너를 향해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라며 간절한 그리움의 대상을 전하기도 했지. 이처럼 영혼이 풍부한 시인들은 늘 너를 보면서 그리움의 대상을 하나둘씩 끄집어내거나 스스로의 삶에 대한 소망을 표현했던 것 같아.


또한, 너는 수많은 동요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존재로 새겨진 것 같아. 이 세상에서 아마 가장 너를 좋아하면서 너에게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자라나는 아이들일 거야. 아이들이 너를 표현하는 그림을 보면, 너는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엄마, 아빠의 모습으로 하늘에 떠 있기도 하고, 가장 간절하게 갖고 싶은 소망의 대상으로 표현되기도 해. 아이들은 언젠가 분명히 너를 만나러 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 그래서 그들은 너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 늘 궁금해하지. 그리고 네가 가끔씩 별똥별이 되어 떨어질 때면 그 순간을 기다리며 너를 향해 정말 간절한 소원을 말하곤 해.


별아, 요즘엔 하늘이 많이 오염된 탓인지 너를 쉽게 볼 수 없는 점이 아쉬워. 도시의 하늘에서 너를 보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아. 그래서 가끔 너를 보기 위해 작은 시골마을을 찾거나 야간산행을 하다 보면 그때서야 비로소 너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 별아, 솔직히 난 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너를 찾았던 것 같아. 고개를 들고 하늘에 떠 있는 너를 볼 때면 마치 어둠 속에서도 반드시 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너를 통해 알게 되는 것 같아. 그러면서 너는 늘 말하곤 했지. 어둠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로소 내가 빛날 수 있듯 상처와 아픔이 있기에 비로소 행복과 기쁨의 의미도 알게 된다고.


별아, 너는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늘 우리에게 잃어버린 과거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조금은 느리게 걷도록 해 주는 것 같아. 너도 알고 있듯이 요즈음 우리 삶에서 최고가 되는 가치는 바로 '빨리빨리'잖아. 빨리빨리 정상에 도달하고, 빨리빨리 많은 것을 얻고, 빨리빨리 꿈을 이루는 것이 최고로 대접을 받고 있어.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너는 잠시 브레이크를 밟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단순하게 빛을 발하는 삶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누군가에게 희망의 울림이 될 수 있는 삶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 주는 것 같아. 그래서 사람들은 너를 바라보는 순간, 길의 속도를 묻기보다는 지나온 길의 의미와 방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


별아, 윤동주 시인의 시처럼 오늘 밤에도 네가 바람에 스치운다. 시인처럼 나도 너를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를 보며 악의적인 생각이나 분노, 미움의 대상을 말할 수 없듯 내 삶 또한 누군가에게 너처럼 희망의 울림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네가 그러하듯 수많은 어둠 속에서 긴 세월을 묵묵하게 견뎌내며 작은 빛 한점 낼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지.


별아, 가끔씩 네가 잘 보이는 산이나 시골마을로 찾아갈게. 아직은 많이 너에게 부끄럽지만 앞으로 나도 조금 더 노력하면서 너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처럼 조금은 따스하게 빛날 수 있도록 살아보도록 할게. 별아, 잘 지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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