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얼의 꼴입니다. 내면세계의 형태가 얼굴이에요. 내면과 정신세계, 그 사람의 속이 얼굴이라는 모양으로 드러나는 거예요. - <좋은 말씀>, 법정,맑고향기롭게(엮음) 지음
몇 년 동안,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아닌, 욕망에 휩싸여 그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날이 갈수록 몸은 지쳐가고, 지쳐가는 밤이 깊어질수록 술을 마시는 밤이 계속되어 갔습니다. 하루 이틀, 힘든 시간을 그 무엇으로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또다른 물욕과 식욕으로 나타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어떻게 무엇을 가치롭게 추구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은 채 그저 욕망이 춤추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신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함께 추진했던 일이 끝나고 텅빈 공간 속에 홀로 남겨진 어느 날,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거울 속에는 몇 년 동안의 삶이 고스란히 외적으로 투영된 욕심 많은 중년의 한 사람이 뒤틀린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살아온 삶의 모습이 결국은 얼굴빛으로 드러난다는 그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