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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는 왜 교회를 떠날까?

대한민국의 68혁명이 일어나길 바라며

by His table

"파시즘이 남긴 최악의 유산은 파시즘과 싸운 자들의 내면에 파시즘을 남기고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르톨트 브레히트(Bertolt Brecht)


이 유명한 격언이 오늘 우리 사회에 실현되고 있음을 목도하는 요즘, 파시즘에 물든 사회가 얼마나 위험하고 불안한지 공동체 모두가 경험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김누리 교수는 그의 저서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해냄)"에서 전세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왔던 '68 혁명'이 대한민국을 빗겨갔다고 말한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정희가 국가를 병영화 하면서 교육, 문화, 사회 전체를 전체주의로 물들였고, 이에 대항했던 '86세대'가 이룩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대해 두 가지 평가를 내놓는다.


첫째는 그들이 이룩했던 '정치 민주화'의 업적에 대해서는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거대권력과의 투쟁을 통해 정치 민주화를 이루었던 그들의 저항은 가히 초인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신념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삶과 생명을 내놓고 싸웠다. 그리고 그렇게 이룩한 민주화를 누리는 우리 세대는 값 비싼 대가를 치루었음을 조금은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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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둘째는 86세대가 정치 민주화를 이룩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 민주화, 경제 민주화, 문화 민주화에 대해선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럽의 '68 혁명'이 정치, 사회, 경제, 문화 전체에 변혁을 가져온 것에 비해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정치에만 국한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런고로 오늘 한국 사회는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한 숙제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을 무조건 적으로 비판할 수 없다. 86세대가 투쟁했던 시대를 생각한다면, 그들은 군사독재에 저항하여 도덕적 결단과 결연한 투쟁을 하는 것만으로도 벅찼을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오늘 우리 사회에 여전히 이 숙제가 남은 것은 사실 아니겠는가?


우리는 오늘 한국 사회의 민낯을 마주하고 있다. 민주화가 일어났지만 여전히 독재를 꿈꾸고, 전체주의 사회를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대단히도 큰 질병에 걸렸음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도대체 왜 오늘 우리 한국 교육의 최종 목적은 오롯이 '서울대'에 있는지 심각하게 고찰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 한국 사회를 극단으로 몰고가는 대부분의 주역들이 그 대단한 서울대 출신들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 사회는 군사 독재의 잔재를 청산했는가?

지난 세기 전체주의가 여전히 한국 사회의 일부에게만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아니면 사회 전반에 여전히 남아 있는가? 우리는 이것을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학자들은 파시즘의 권위주의적 문화가 가장 짙게 남아있는 집단을 기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전체주의의 잔재가 가장 진하게 남아있는 집단은 종교집단 곧 교회이다.

비단 오늘 한국 사회의 극단주의의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기 떄문만은 아니다. 이미 한구 교회의 권위주의적이고 비윤리적인 문화는 오랫동안 지적받은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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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 사회에 MZ세대는 모든 권위에 대하여 비판하고, 당위에 물음을 갖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이다. 모든 부분에 비판과 물음을 갖는다는 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진정한 변화와 개혁은 모든 부분에 이뤄져야 한다. 지난 세기 독재의 잔재는 우리 사회 모든 부분에 남아있다. 집단의 문화, 개인과 개인과의 관계성, 교육의 방향, 공동체의 미덕 등 이 모든 부분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한국 사회에 MZ세대가 등장한 것은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MZ세대가 사회적 문제인양 말하는 이들에 대한 평가는 후대에 이렇게 남을지도 모르겠다.


"전체주의와 싸웠던 전체주의자들은 개혁자들을 싫어했다."


unnamed.jpg 1517.10.31 면죄부 판매에 항의하여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붙인 95개조 반박문


그런 의미에서 지금은 한국 교회에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둘러 이 변화를 준비하고, 출구를 찾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의 전체주의가 청산되는 시점에 교회도 함께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한국 교회는 그저 MZ의 문제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이 물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MZ는 왜 교회를 떠났는가?"


이 물음 앞에 진지하게 연구하고, 고민하며 스스로를 성찰하는 교회들은 답을 찾을 것이다. 부디 한국 교회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길, 새로운 변화를 불러올 세대들이 일어나길, 그 개혁의 바람을 일으킬 성령의 바람이 우리를 도우시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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