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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쓴이 Aug 13. 2022

내리쬐는 하늘 위에 악어가 나타났다

아들과 함께 만든 동화

 

‘내리쬐는 하늘 위에서 악어가 나타났다!’


근래에 파충류에 대한 책을 많이 읽어서였을까. 책을 보며 놀던 아들이 하는 혼잣말이 흥미로웠다.


- 내리쬐는 하늘 위에서 악어는  갑자기 나타난 거야?


- ~ 그게 악어가 하늘 위에 숨어있다가 뿅 하고 나타났죠!


- 아빤 아들 이야기가 너무 재밌는데.. 우리 이걸로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건 어때?


- 좋아요!


- 그럼   같이 이야기를 만들어보자!


그렇게 머리를 맞대고 동화를 만들었다.




제목: 내리쬐는 하늘 위에서 악어가 나타났다!


쿠르릉!


“이상하다? 날이 쨍쨍한데 왜 갑자기 천둥 번개가 쳐요?”


아빠 손을 잡고 놀이터에 가던 봉봉이가 묻자 아빠가 대답했어요.


“아~ 가끔 이렇게 마른하늘에서 벼락이 치기도 한단다~”


봉봉이는 고개를 돌려 하늘을 봤어요.


그런데!


햇볕이 내리쬐는 하늘 위에서 갑자기 악어가 뿅 하고 나타났지 뭐예요?


그러더니 다시 커다란 소리가 꾸르릉!


‘오잉? 악어가 왜 하늘에서 나타났을까?’


봉봉이는 악어가 떨어진 곳을 향해서 후다닥 달려가 봤어요.


그곳에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악어가 있었어요.


악어가 봉봉이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며 말했어요.


“아이코! 너 내가 여기 있는 것 어떻게 알았니?”


“네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고 달려와봤지! 넌 왜 하늘에서 떨어진 거야?”


악어가 두리번거리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이건 비밀인데.. 너에게만 알려줄게. 사실 우리 악어들은 가끔 사람들 몰래 하늘나라에 놀러 가곤 해”


악어의 이야기를 들은 봉봉이는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하늘나라에는 왜 놀러 가는 거야?”


“구름 위에서 춤추고 놀면 정말 신나고 재밌거든! 즐겁게 놀다가 비가 오는 날 몰래 강으로 뿅~하고 뛰어서 돌아오는 거야.”


신나는 표정으로 이야기하던 악어가 이내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어요.


“그런데 어제 비가 내릴 때 내가 깜빡하고 구름 위에서 잠이 들어가지고.. 강으로 못 돌아온 거야..”


“저런.. 친구들이 모두 사라져 버려서 깜짝 놀랐겠다. 근데 오늘은 비가 안 오는데 왜 내려왔어?”


악어는 머쓱한 표정으로 이야기했어요.


“사실 비가 오는 날 몰래 퐁당 뛰어내리려고 했는데.. 배가 너무 아픈 거 있지.. 화장실을 가려고 뛰어내렸어. 그걸 네가 발견했지 뭐야!”


“그랬구나~ 뾰족뾰족해서 벼락인 줄 알았던 것이 네 날카롭고 힘센 이빨이었고 천둥소리인 줄 알았던 것이 네 커다란 방귀 소리였다니!”


“하하하 내가 좀 엄청나지! 놀랐다면 미안해~ 그런데 오늘 나를 만난 것은 비밀로 해줄 수 있겠니?”


으쓱하던 악어가 목소리를 낮추며 소곤소곤 부탁했어요.


“알겠어! 사람들이 자꾸 하늘을 쳐다보면 악어 친구들이 부끄러울 수도 있겠다. 나만 알고 있을게!”


봉봉이도 작은 목소리로 약속했죠.


“넌 참 배려심이 넘치는 아이구나! 고마워! 잘 가!”


악어는 활짝 웃으며 이야기했어요.


그때 봉봉이를 찾는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봉봉아! 봉봉아!”


봉봉이는 아빠에게 달려가 안겼어요.


“아이고 아들 어디에 갔었어~ 걱정했잖아~”


“헤헤 죄송해요. 잠깐 친구를 만났어요.”


“친구가 있었어? 누군데?”


“비밀이지롱~!”


봉봉이는 다시 아빠의 손을 잡고 폴짝폴짝 뛰며 놀이터에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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