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_소형_능력자
초능력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 초능력을 갖고 싶었다.
그래서 초능력이 있는 사람처럼 살아보기로 했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는 주인공 팀은 가문 대대로 시간을 돌릴 수 있는 초능력이 있음을 알고 이를 사용하여 연인을 만들고 더 나은 삶을 꾸려가고자 한다.
영화 말미에서 팀은 하루를 두 번씩 살아가며 전날 느낀 것을 새롭게 느끼고 감사와 행복을 찾곤한다.
또 다른 영화 ‘족구왕’에서는 주인공 홍만섭은 ‘우주에서 가장 재미없는 삶을 살다가 암으로 죽기 직전 신이 불쌍하게 여겨 과거로 보내준, 그래서 청춘의 불안에서 벗어나 가장 좋아하는 족구에 미쳐보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인생의 황혼기를 지나 본인의 삶을 정돈하며 관조하는 노인들에게 살면서 후회되는 점을 물으면 ’타인에게 친절하지 못했던 것, 가족에게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던 것, 건강을 돌보지 않았던 것, 지나치게 돈에 집착했던 것‘ 등을 꼽는다.
어바웃 타임의 팀처럼 오늘이 내게 주어진 ’두 번째 오늘‘인양, 신의 은총에 의해 가장 후회하던 날들로 보내진 기적을 얻은 양, 땅거미 지는 삶의 끝자락에서 못내 아쉬웠던 어떤 하루를 떠올리는 양 살아보기로 했다.
오늘이 그런 하루라면 사랑하는 아내에게, 귀한 나의 아들과 딸에게, 고마운 동료들에게,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조금 더 따스함이 실리지 않을까.
강퍅한 마음을 갖도록 끌어당기는 각박한 세태에 등지고 사랑과 친절에 손 뻗고자 하는 것도 초능력이라면 그토록 원하던 초능력자가 될 수 있지도 않을까.